새들의 지저귐은 산티아고 길의 알람이다. 너도나도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이제 곧 준비하고 길을 떠나라고 한다. 밤새 따뜻한 온기를 주었던 얇은 침낭을 고이 접어 파우치에 넣고, 그들의 노래에 맞추어 배낭을 점검한다. 다른 순례자들의 단잠을 깨울세라 고요하게 하지만 재빠르게 움직인다. 꼼꼼하게 머리부터 발 끝까지 스캔, 배낭 안의 물건들도 스캔. 완벽하다! 길 떠날 준비 완료.
신발끈을 단단히 조여 메고, 알베르게를 나서면 상쾌한 새벽공기가 제일 먼저 반겨준다. 전 날밤의 충분한 수면으로 100% 충전, 하늘을 보며 긴 호흡 한 번으로 시동이 걸렸다. 걸을 준비도 완료.
마을도 여전히 잠든 새벽. 핸드폰의 지도를 보며,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길을 찾는다. 해드렌턴의 불빛과 달빛만이 오늘 가야 할 길을 밝혀준다. 길 위의 발자국 소리와 새들의 노래는 이 새벽의 어둠을 즐거워하고, 내 마음은 새 날의 기대감으로 한껏 고양되어 있다.
그렇게 어둠 속을 걷다 보면, 어느새 파아란 조명을 켠 것처럼 점점 주변의 자연이 눈에 들어온다. 공기는 또 얼마나 신선한지 그제야 잠에서 깨어나는 듯하다. 그리고 조명의 색이 하얀색으로 바뀐다. 새들은 더욱 신나게 재잘거리고, 나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볍다. 아직은 뜨거운 해가 뜨지 않음에 감사를 전하며, 이 순간을 최대한 만끽하며 걷는다. 어느새 하늘이 주황색 조명을 켜면, 구름과 하얀 하늘은 이내 일출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