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기쁨

by 조란마

사랑받는 기쁨의 눈물은 단맛이 날 것 같았지만, 짭조름했다. 나는 인생에서 얼마나 감사를 하며 살았을까? 부모님의 아가페적인 사랑을 간섭이라, 잔소리라, 부담스럽다 여겼다. 이미 성인이 된 나를 아직도 챙기시며, 걱정하시는 두 분의 마음을 가끔은 귀찮아했던 게 사실이다. 가족의 존재가 짐이 아니라 사랑의 무게였다는 걸 나는 이 길을 걸으며 깨달았다.


수도원의 마지막 날, 한국에서 오신 안토니오 신부님은 제육볶음과 들깨 미역국으로 결국 나를 또 울리셨다. 오랜만의 매운 음식이 나의 콧물을 나게 하는가? 아니면 이것은 마음속에 갇혀 있던 눈물인가? 모든 게 감사했다. 이곳에서의 5일이 감사했고, 따뜻하게 웃어주셨던 5명의 신부님, 올해로 3년째 봉사를 하고 있는 벤의 세심함에도, 언제 어떤 순간에도 포근하게 맞아준 성모승천 성당에도…


생각지 못했던 시간이었다. 가던 길을 되돌아와서 잠시 멈춤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은.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성당까지 800km를 무작정 걷는 건 그저 행위에 불과하다. 이 길을 걷고, 지나고, 만나고, 마주함을 통해 얻어지는 모는 것이 산티아고 길의 참된 교훈이 아닐까? 결과와 목적이 아닌 과정의 중요성. 역시 이 길 위에서도 통했다.


“서두르지 마라 그러나 멈추지는 마라. 꾸준히 자기에게 맞는 무게를 지고, 천천히 걸어라."

나는 벌써 콤포스텔라 성당에 도착한 기분이다.


'긴 거리를 걸어 여기까지 왔어. 해냈어!'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사랑을 받고 있다는 풍요로움에 벅차오르는 눈물을 흘리는 나는, 이미 산티아고 길이 주는 환희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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