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코스모스 꽃잎이다.
닫혀있던 창문을 연다.
마치 기다린 듯 밀려드는 바람 속에 가을 냄새가 난다.
싫지 않을 정도의 스산함이다.
아직은 잠든,
곧 깨어날,
고적한 가을 아침이 설렌다.
등굣길 음악회.
근처 초등학교에서 어린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노래에 어울린 우쿨렐레 소리도 들린다.
불협화음인 듯 조화롭다.
아직은 가을을 모르는 아이들의 가을 노래가 정답다.
문득 내 어린 시절의 등굣길이 생각난다.
오가는 길가에 무성히 피어있던 코스모스가 함께 떠오른다.
코스모스 꽃잎으로 두근두근 사랑을 점치곤 했었지.
‘이루어진다?’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종의 의식처럼 조용히 읊조린다.
꽃잎을 하나씩, 하나씩 따내는 손가락 끝이 파르르 떨린다.
마지막 남은 꽃잎이,
이루어진다!’로 끝난 뒤의 환희.
‘이루어지지 않는다!’로 끝난 뒤의 아쉬움, 탄식.
진지하고 간절했다.
사랑을 몰랐던 그 때도, 사랑에 대한 숭고함은 마음 안에 있었던 것일까.
사랑은 코스모스 꽃잎이다.
낮은 곳을 향해 겸허히 자신을 내려놓는 코스모스 꽃잎은 사랑이다.
그렇게,
떨어지는 꽃잎을 묵묵히 담아내는 계절이 꽃잎에 물들어 점점 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