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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PD Mar 22. 2020

'매일 글쓰기'에 대한 단상

독한PD 에세이

매일 글쓰기를 해봐야겠다. 너무 완벽하게 쓰려고 하다 보니 자꾸 미루게 된다. 전에 '완벽보다 완성'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유튜브를 할 때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고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글도 마찬가지다. 너무 잘 쓰려고 하니 자꾸 일처럼 느껴져 내일로 미루게 된다. 아무리 바빠도 한두 줄이라도 매일 써보려고 한다.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그냥 그날의 내 감정들을 쏟아내 보려고 한다.


지금 쓰는 글들이 나의 성장 일기가 될 수도 있고 내 삶의 자서전이 될 수도 있겠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펜을 들고 노트에 일기를 적었는데 지금은 노트북 화면을 보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군대 시절 그리고 20대와 30대 초반까지 썼던 일기장들이 여러 권 된다. 꾸준히까지는 아니지만 여러 권의 일기장이 나올 정도면 그래도 꽤 썼던 것 같다. 그 낡은 일기장들은 내 방 장롱 속에 잘 모셔져 있다. 가끔 시간 여행하고 싶을 때면 먼지 묻은 일기장을 꺼내 읽으면 된다. 중학교 시절 친구 관계 때문에 힘들어했던 일들, 군대 시절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군 제대 후 방송 관련 학교를 다니며 어떤 꿈을 꾸었는지, 방송 제작 PD로 어떤 고민들을 해오며 살았는지... 그 기록들이 고스란히 내 낡은 노트에 적혀 있다.


'아 내가 이때 이 사람을 만났었구나'

'아 내가 이때 이런 생각들을 했었구나'






글을 보며 잊고 있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그때 만났던 지인과 뭘 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과거의 '나'를 통해 현재의 '나'를 돌아본다. 참 돌아보면 시간이 빨리 흘렀다. 옛날이 그리운 것은 그 시절의 시간과 사람들이 그리워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리운 게 아닐까? 사실 나이를 먹을수록 옛날의 기억이 잊히는 것이 두렵다. 하나하나 나의 삶이었고 내 소중한 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힘들었던 기억도 좋았던 기억도 나이가 들고 노인이 되면 과거의 기억들은 어렴풋이 기억날 것이다. 젊은 시절 일어났던 일들의 순서도 뒤죽박죽으로 헷갈릴 것이다.


'노인이 되어서 지금의 글들을 읽으면 어떤 기분일까?'


늘 바쁘게만 살았다. 나를 성찰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몰랐다. 지금은 하루하루 시간 가는 것을 붙잡고 싶다. 지금은 코로나 덕분에 하루하루 충만하게 살고 있다. 코로나에게 감사해야겠다. 책을 읽는 시간도, 운동하는 시간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시간도, 유튜브를 하는 시간도 이 모든 시간을 너무 사랑한다. 헛되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 오로지 나의 '성장'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다. 생각해보니 나는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채워진다. 혼자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쓴다든지, 유튜브 편집을 할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 모르겠다. 예전에는 주기적으로 친구들을 만나 '의리'라는 이름으로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었는지를 깨달았다. 친구들과 관계가 끊길까 봐 애써 연락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애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지금처럼 흘러가는 대로 살면 내 곁에 남을 친구들은 남을 거라 생각하며 나를 위해 더 살려고 한다.


'왜 그동안 '나'를 위해 살지 못했을까?'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돈도 더 많이 모았을 것이고 내가 이룬 성과물들도 많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조급함과 욕심이 앞서면 일을 그르친다는 것을 이제는 경험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이런 생각들을 한다는 것은 이제서야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릇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그 시기가 있다. 나는 작년에 힘든 일이 많았다. 여러 힘든 일을 겪으며 '삶이란 게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힘든 일이 왔을 때


'이번에는 삶이 나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려는 거지?'

'나는 이번 어려움을 겪어 내면 어떤 성장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을 하려고 한다. 긍정적으로 삶을 살아내고 싶다. 힘들고 어려워도 웃을 수 있는 사람 멋지지 않은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며 이러한 고난의 삶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은 이렇게 실수하고 고난과 역경을 통해 진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면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는 누구일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작업은 이 질문에 조금씩 같이 고민해 줄 수 있는 '친구'가 된다. 죽을 때까지 '나'에 대해 알며 죽고 싶다. 어렵다. '나'를 안다는 것은. 하지만 '나'를 알아간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나'를 알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를 모르면 내가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간다.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모르고 사는 사람도 많이 있지 않은가? 나는 평생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글을 쓰다 보니 길어졌다. 주저리주저리 써봤는데 그저 생각의 파편들이 내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잡아내서 글을 써봤을 뿐이다. 글 쓰는 것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한 줄 두 줄이라도 매일 글을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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