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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PD Dec 13. 2019

일상이 '글'이고 삶이 '책'이다.

독한PD 에세이

 2019.12.12


 오늘은 나의 유튜브 <독한PD> 채널 성장 다큐멘터리 주인공 박현근 강사님의 3회 차 촬영이 있는 날이다. 이 글을 처음 읽는 분들이 있으니 내 채널에 대해 소개하겠다. 나는 올해 12년 차 방송 프로그램 제작 PD로 일해왔고 주로 교양 휴먼 다큐멘터리를 제작을 해왔다. 3개월 전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했고 우리 주변에 독한 도전을 통하여 삶의 변화와 성장을 이루어내는 사람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업로드해왔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기획한 성장 다큐멘터리는 독한 주인공의 성장한 삶을 들여다보는 휴먼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첫 회 주인공은 고교 중퇴 후 10년 '배달부'의 삶에서 지금은 연봉 1억 '메신저'가 된 박현근 강사님이고  채널에는 1월 중순쯤 업로드할 예정이다.

 박현근 강사님의 스케줄은 오늘 저녁에 대구에서 강의를 하고 내일 포항에서 강의하는 스케줄이다. 나는 오늘 대구 강의만 촬영을 하기로 했다.


 사실 오늘 너무 피곤하다. 왜냐하면 어제 강원도 태백에서 <KBS 날아라 슛돌이> 첫 녹화를 마치고 저녁 늦게 서울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쉬는 날이지만 어제 밤늦게 박현근 강사님에게 스케줄이 어떻게 되느냐고 연락을 했고 오늘 이렇게  대구 강의까지 따라나서게 된 것이다. 박현근 강사님은 지방 강의까지 따라올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지만 나는 12년간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전국 방방곡곡 그리고 해외 여러 나라를 누비며 주인공들을  촬영했기 때문에 늘 익숙한 일이다.

 서울 수서역에서 박현근 강사님을 만난 시간은 점심때쯤이다. 오토바이에서 가방들을 꺼내는데 가방 개수가 무려 4개. 그동안 기록했던 바인더들을 넣은 캐리어와 손 때 묻은 책들을 넣은 가방 그리고 이번에 출판한 책들을 넣은 가방, 노트북과 3P바인더를 넣은 가방까지.


 나는 혀를 내두르며 질문을 던졌다.


“서울도 아니고 지방 강의인데 왜 이렇게 다 들고 다니세요?”


강사님은 해맑게 웃으며


“저의 강의를 듣는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제가 그동안 기록했던 바인더나 책들을 보여주면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나는 낑낑대며 양손으로 독하게 짐을 들고 가는 박현근 강사님의 뒷모습에서 '작은 거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열정'이 지금의 박현근 강사를 만들었을 것이다. 심지어 얼마나 많은 곳을 다녔기에 캐리어 한쪽 손잡이는 고장이 나서 덜렁덜렁거린다. 한때 박현근 강사님의 삶도 캐리어의 손잡이처럼 고장 났었지만 그는 삶을 바꾸겠다는 뜨거운 의지로 '배달부'에서 '강사'라는 이름으로 고쳐냈다.

 박현근 강사님은 열차 안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그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메신저'답게  수많은 카톡방을 확인하고 답장해주는 일이다.  '메신저'의 삶은 바쁘다.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돕고 코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박현근 강사님은 지금의 삶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카톡 답장 후 이제 좀 쉬나 했더니 슬그머니 노트북을 꺼내고는 글을 쓴다. 이제는 글을 쓰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단다. 그가 글을 쓸 수 있게 한건 독서와 메모였다. 블로그로 글쓰기 근육을 단련했고 보란 듯이 본인의 인생을 책으로 펴냈다. 그리고 지금은 삶이 바뀌었다.

 나도 박현근 강사님을 보며 매일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2020년 책을 내는 것이다. 3년 전 32일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매일 블로그에 올렸던 글과 페이스북에 프로그램 제작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적어놓은 글들이 지금의 글을 쓰는데 좋은 재료가 되고 있다.

글감의 소재는 어디서 찾을까? 정답은 내 삶에서 찾아야 한다. 거창하게 쓸 필요도 없다. 초고는 쓰레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는 그동안 방송 프로그램 PD로 10년을 넘게 살아왔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내 글로 들려줄 이야기가 많다. 그 이야기를 매일매일 블로그나 SNS에 기록하면 된다. 그 기록들이 모여 내년에 책이 되리라 믿는다. 내가 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다고 생각해보라. 설레지 않은가?

 박현근 강사님이 강조했던 독서와 메모. 나 역시도 독서를 통해 중요한 문장들은 3P바인더에 적거나 에버노트에 모아둔다. 더군다나 에버노트는 글을 쓰다가 인용하고 싶은 문장을 검색을 하면 그동안 독서를 통해 모아두었던 문장들이 바로 나온다. 그리고 필요한 문장을 바로 끌어다  글에 인용할 수 있다. 내 글을 빛나게 해 주기에 문장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매일매일 흘러가는 평범한 일상이 알고 보면  얼마나 큰 힘과 위대한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른다. 나에겐 평범하지만 이 경험들은 다른 사람들에겐 특별할 수 있다. 그것을 깨닫는다면 당장 오늘부터라도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의 일상이 '글'이 되고 삶이 곧 '책인 것이다.


그리고 평범하지만 특별한 삶은 오늘도 계속된다.


낑낑대며 무거운 가방 4개를 짊어지고 지방 강의를 가는 박현근 강사님


그리고


그의 삶을 기록하는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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