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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Y Apr 19. 2021

[주절주절] 지금과 같다면 지속가능은 없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과 '씨스피라시'를 보고


나의 문어 선생님 


씨스피라시



지난 주는 모든 것을 돌아보게 하는 주였다.


마침 불교대학에서 '환경'이 주제였고, 끊었던 넷플릭스를 다시 신청하며 제일 보고 싶었던 '씨스피라시'와 '나의 문어 선생님'을 연속해서 보았다.



지난 주 토요일에 법륜 스님 즉문즉설에서 스님께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질문을 했는데 '고(고통)와 락(즐거움)은 왜 언제나 함께 하는가'가 나의 질문이었다. 답은 다음과 같았다. 원하는 것을 얻어서 얻는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을 못 얻었을 때 얻는 고통이 있고, 인간은 언제나 고와 락을 반복하는 인생을 산다. 수행자는 이런 즐거움으로 행복을 삼지 않는다. 욕망에 의한 즐거움을 따르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따라도 되나 반드시 과보가 따른다.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말씀이셨다.



질문자 중 '복싱'을 운동으로 하는 분이 있었는데


법륜 스님은 많은 운동이 있는데 굳이 남을 때려가며 건강을 유지해야하냐고 하셨다. 운동으로써 복싱을 해도 되지만 기회가 되면 남을 때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낚시였다. 굳이 잡았다가 놔준다고 해도 생명에게 고통을 주는 것으로 자신이 쾌락을 느껴야하냐고.



이런 이야기들과 시간들이 해산물을 먹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비건이었지만 지금은 페스코테리언(해산물과 유제품을 먹는 채식주의자)인 나는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다.


대규모 어업과 유제품 산업이 동물과 환경에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을. 하지만 그런 이야기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반추하지 않고, 육식인과 살고, 욕구가 생기고, 건강하지 않은 탓을 운동을 안해서가 아니라 뭔가 더 먹지 않아서라고 은연 중에 생각하고, 우유를 사용하는 카페에서 일했고, 다른 사람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다른 이가 나로 인해 가지는 불편함이 싫고, 이효리도 페스코테리언이고 등등 이런 저런 이유로 점차 우유를, 계란을, 해산물을 먹게 되었다.



그런 식욕이 과보를 불러온다는 것을 잊고 살았다. 싸기 때문에 사먹은 베트남산 새우는 노예로 일하다 바다에 빠져 죽은 청년의 목숨값만큼 싼 것이었고, 뭔가 허전해서 구워먹은 연어는 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봉인되어 더러운 양식장에서 산 회색 연어가 인공 색소를 입고 팔려 내 앞까지 온 것이었다. 배터리 케이지와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닭, 돼지, 소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해산물은 좀 낫지. 라고 생각한 나의 뼈를 때리는 다큐멘터리였다.



씨를 말리는 어업 방식으로


소말리아 해적이 생기고, 해양 쓰레기가 생기고, 우리 몸에 미세 플라스틱과 중금속이 쌓인다. 그것이 과보다.


이러한 어업방식은 마치 암세포 같이 너무 과하게 커졌고 파괴적이다.



'나의 문어 선생님'이 살았던 바다도 미래에는 분명 문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다. 우리는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받고, 배우고, 느끼지만 이 제 그런 바다는 얼마 남지 않았다. (여담으로 이걸 볼 때 제주 앞바다에서 바로 문어를 잡아다 라면에 넣는 장면을 TV에서 본 일이 생각났다. 그 문어가 다큐의 주인공이 매일 만나던 그 문어와 다를 게 무엇인가?)



씨스피라시는 카우스피라시와 비슷한 형식이었는데(보호단체에 질문하러 가고 그들의 허상을 폭로하는 등) 감독도 카우스피라시를 보고 '바다'가 빠졌다는 생각이 들어 이 다큐를 제작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렇게 치면 먹을 게 없다'고 하는데 먹을 것은 정말 많다. 굳이 다른 운동이 많은데 복싱을 하는 것처럼, 굳이 먹을 게 많은 데 고통받고 환경에 피해를 주는 식습관을 지속해야만 하는가?



다만 우리가 육식 위주 환경에 살기 때문에 다른 세상의 가능성을 상상하고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풀만 먹고 어떻게 사냐'는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누군가의 말만 맴돌 뿐이다. 이해는 한다. 나도 그런 세상에서 살았고 무의식에 따라 무비판적으로 그것이 내 의견인 줄 알았고 살다보면 신경 쓸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중요한 걸 잊고 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의 흐름에서 역류하는 것은 그만큼 힘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맞서는 사람들로 인해 변해왔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플라스틱 빨대를 안 쓰는 선택도 좋다. 그로부터 생각과 행동은 확장해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육류 섭취)을 해결하지 않은 채 빨대에만 만족한다면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다.



나를 다시 깨워준 모든 것에 고맙다.



지속가능 Shit!



감독 인터뷰(아쉽게도 한국 자막이 없다 ㅠㅠ)


https://www.youtube.com/watch?v=nMq5nvdGA48



국내 유튜버의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wq-Memch86M&t=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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