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
지난 주, 배가 한껏 부풀어오른 와이프와 차를 타고 근처 유원지로 벚꽂 구경을 갔다. 만세 정도를 해야 아빠, 엄마의 손을 겨우 잡을 수 있는 조그만 아이들은 저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모두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의 한 손에는 아빠, 엄마의 손이 포개져 있었고, 또 다른 한 손에는 조막난 손으로 꽉 쥔 솜사탕이, 그리고 그 뒤에는 흩날리는 4월의 벚꽃이 있었다. 참 예뻤다.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은 지난 겨울이 남긴 한기의 자리를 다가올 봄의 따뜻함으로 채웠고, 유난히도 높고 푸르던 하늘은 온화한 구름을 살포시 내려주며 4월의 우리를 응원해주었다.
우리가 사랑하는 순간들은 이토록 찰나의 순간들이다. 만약 비가 온다면, 그리고 비가 오지 않더라도 이러한 4월의 행복은 2주가 채 지속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찰나의 순간에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기 위해 고군분투를 한다. 이렇게 우리가 찰나에 집착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그 순간들은 한참 기다려야 오거나 다신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토록 와이프와 처음 만난 사랑의 순간이 더 사랑스럽고 애틋한걸지도.
곧 나에게 새로운 찰나의 순간들이 온다. 세 달 뒤 시작될 레몬이의 첫 울음, 하루하루가 다르게 커 갈 레몬이의 모습, 그리고 레몬이가 아빠에게 처음 지어줄 미소와 사랑의 단어들까지. 모든 것이 처음인 레몬이와 우리 가족이 가지는 찰나의 순간들이 줄 감동들은 감히 기대만으로도 우리를 행복의 기차 칸 끝으로 고이 모셔다준다.
아직 오지 않은 찰나의 순간들이지만, 벌써부터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짧은 찰나의 순간들이겠지만, 매순간 행복해지려는 우리 가족의 마음이 담긴 하루하루는 레몬이와 우리를 영원한 찰나로 이끌 힘이 있다고 믿는다.
행복의 순간들엔 항상 찰나의 순간들이 있고, 그 순간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의 끝엔 언제나 사랑이 있다.
2025. 4. 9.
아직 오지 않은 찰나의 순간들을 기대하며 아빠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