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전주 배구대회에 다녀왔다. 출발 전까지만 하더라도 당연히 혼자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막상 전날에 생각해 보니 하루 종일 아이를 혼자 돌봐야 하는 와이프가 걱정됐다. 우리 딸도 그리고 내 와이프도 그리거 나까지, 모두를 위한 선택은 우리 딸을 데리고 전주를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걱정이 앞섰다. 130일밖에 안 된 아이와의 외출, 괜찮을까? 하지만 아이가 보여준 모습은 우리의 걱정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낯선 환경 속에서도 두리번거리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 대회장 안에서도 모두를 위해 방긋 웃어주던 그 순간 깨달았다. ‘아 우리 딸은 내 생각보다 훨씬 커져있었구나!’
요즘 딸이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은 혼자 앉아있을 때다. 이유식을 먹이려 미리 사놓은 의자에 앉히면 며칠 전만 해도 금세 옆으로 기울어지던 아이가, 이제는 허리에 힘을 꽉 주고 스스로의 무게를 버틴다. 그리곤 아빠를 보며 ‘얼른 칭찬해 줘.’라는 표정으로 씩 웃는다. 온몸에 힘을 주며 버티는 그 몇 초가 나에게는 키워온 날의 보답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시도를 겁내지 않고 계속 보여주려는 그 모습들은 여전히 작은 몸이지만 성장의 현장을 생생히 전달해 준다.
이제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한다. 배고플 때의 간절한 눈빛, 행복했을 때의 반짝이는 눈동자, 엄마 아빠를 바라볼 때의 조금은 다르지만 따뜻함을 가득 담은 시선들. 그 모든 순간 속에서 나는 아이의 마음을 읽고 또 무한히 행복해진다. 아이가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 하나로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130일. 숫자로는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딸과 함께한 이 날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계절이다. 매일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를 보며, 아빠는 지칠 틈이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언제나 우리 가족에게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