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튜브에서 본 영상이 떠오른다. 어른들의 기부로 운영되는 학생 전용 무료 서점. 책을 살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원하는 책을 골라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기부자들은 자신이 낸 돈으로 산 책들이 어떤 학생에게 갈지 모른다. 그저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학교에는 다소 다른 풍경이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핑계 삼아 동료들에게 무임승차를 일삼는 사람. “난 원래 이런 거 잘 못하잖아, 네가 능력 있으니까 좀 더 해줘”라며 상대를 교묘하게 치켜세우며 짐을 떠넘기고, 거절하면 “친구끼리 너무 계산적이다”라며 비난한다. 답답한 노릇이다.
우리는 말한다. “선한 일도, 악한 일도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하지만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기부자들이 당장 감사 인사를 듣는 것도 아니고, 남의 노력에 기생하는 사람이 즉시 제재를 받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당장은 얌체 같은 쪽이 편하게 점수를 얻어낸다. 그렇다면 세상은 불공평한 걸까?
무료 서점에서 책을 받은 아이는 단순히 한 권의 책만 얻는 게 아니다. “세상에는 대가 없이 베푸는 사람이 있다”는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또 그 아이가 자라서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때, 이 경험이 영향을 미친다. 기부자들이 받는 것은 감사 인사가 아니다. 그들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었고, 기부가 아닌 돈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을 학생들에게 준 것이다. 이것이 선행이 돌아오는 방식이다.
반면 타인의 노력에 무임승차하는 사람은 당장의 편안함을 얻지만, 분명한 대가를 치른다. 바로 성장의 기회를 잃는다는 것이다. 남이 해주는 밥만 먹다 보면, 스스로 밥을 짓는 법을 영영 배우지 못한다. 주변의 시선도 차가워진다. 처음엔 호의로 도와주던 사람들도 그가 ‘함께할 가치가 없는 사람’임을 깨닫고 그를 배제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능력을 키울 기회도, 진정한 동료도 잃게 된다. 이것이 악행이 돌아오는 방식이다.
오늘 우리가 하는 선택이 내일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만든다. 무료 서점의 기부자들처럼 대가 없이 베풀 수도 있고, 타인의 노력에 편승해 순간의 편안함을 취할 수도 있다. 결국, 우리는 모두 우리가 뿌린 씨앗이 자란 땅 위를 걷게 될 것이다. 그 땅을 꽃밭으로 만들 것인가, 가시밭으로 만들 것인가. 그 선택은 매 순간 우리의 손에 있다. 그래서 오늘은 꽤 씁쓸한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