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마지막 날, 조용히 잠든 딸아이의 숨소리를 들으며 올 한 해를 돌아본다. 올 한 해는 나에게 단순한 365일이 아니었다. 한 청년의 인생이 한 아이의 아빠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생애 가장 경이로운 시간이었다.
아이를 키워야만 드는 감정들 중 하나는 시도 때도 없이 '걱정인형'이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러한 감정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한다. 혹시라도 아이가 아프진 않을까, 아내의 건강은 괜찮을까 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매 순간이 살얼음판을 걷는 듯 간절했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그 모든 불안은 아이의 우렁찬 첫 울음소리와 함께 눈 녹듯 사라졌다. 세상 밖으로 터져 나온 아이의 첫 울음을 들은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벅찬 감동과 함께 내 안에는 새로운 종류의 에너지가 생겨났다. 그것은 바로 '아빠'라는 이름의 행복한 책임감이었다. 그 책임감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끌었다.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매일의 삶 위에서 증명되었다. 처음엔 아버지의 수술과 나의 건강을 위해 시작한 러닝이었지만, 숨이 차오를 때마다 아빠의 모습을 자랑스러워 할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모습이 못 디딜 것 같은 한 발을 내딛게 해주었다. 자연스레 좋아진 건강 수치는,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든든한 체력을 얻었다는 증거이기에 무엇보다 뿌듯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성장을 멈추지 않으려 애썼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대학원생으로서,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비록 목표했던 독서량은 다 채우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매일 책장을 넘기고 하루도 빠짐없이 영어 공부를 이어간 성실함은 이다. 또한, 브런치에 일주일에 한 번씩 에세이를 올린다는 당찬 포부를 마지막까지 지켜줘서 참 뿌듯하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꾸준함'의 가치를 지켜냈기에 후회 없는 한 해였다.
이제 2026년이라는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서 있다. 내년에도 나는 딸아이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나무가 되고 싶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나 또한 아빠로서, 그리고 성실한 선생님으로서 더 깊어지기를 꿈꾼다. 또한 매순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사명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뜨거웠고, 간절했으며, 무엇보다 행복했던 2025년. 이 뿌듯한 기억들을 가슴에 새기고, 나는 또다시 기분 좋은 책임감을 어깨에 얹은 채 새로운 한 해를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