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포로

-photopoem.휴-

by 김휴

겨울 포로

사람들은 여전히 전쟁 중입니다.


나는 무기가 없습니다.

손바닥만 한 어둠 한 장만 남았습니다

고해성사도 바닥나고

다친 인형처럼 앉아 있습니다


얼굴을 가리고 나면

내 주변은 큼직한 표적지,

그 중심에 내가 검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시에 숨겨논 내 아지트는 너무 허술하고

브런치에서 훔쳐온 애인들도 다 도망쳤습니다

마침내 살얼음이 언 포로 하나를

검은 새가 쪼아먹습니다

전쟁은 겨울과는 상관없고

그림자놀이에 빠진 인형은 전쟁을 모릅니다

그러므로 나는 벌거숭이, 겨울 포로입니다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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