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가리소설. 휴 콩트-
국물
-쪼가리소설-
"정대호씨!
우리는 요 앞 분식집에 갈건데 같이 가실래요?"
대호는 그냥 버릇처럼 그러지요.라고 답을 했다.
여직원 셋과 함께 근처 분식집에 자리를 잡았다.
"떡볶기와 김밥 시킬까요?"
그렇게 우린 합의를 보고 주문을 했다.
대호는 분식집만 보면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시리다.
갑자기 대호가 여직원들에게 질문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떡볶기를 먹다가
입가에 벌건 국물이 묻어있으면 어떨까요?"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해 하다가
그녀들은 합창을 하듯
"사랑하는 사람인데 당연히 닦아줘야지요.
국물 묻은 남자, 그 모습도 귀엽지 않겠어요?"
정대호는 떡볶기라는 메뉴를 보는 순간
그때 이별 통고를 받았던 일이 생각났다.
희영과 떡볶기를 먹은 날,
그날 저녁 한 줄 메시지로 이별 통고를 받았다.
"오늘 분식집에서 네 입가에 묻은 벌건 국물이 너무나 징그러워서
다시는 너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우리 그만 헤어지자!"
그렇게 우리는 2년이라는 시간을 못 보면 죽을 것처럼 붙어다녔는데
떡볶기 국물 때문에 한순간에 헤어졌다.
그 이별의 이유가 너무나 황당해서
세월이 제법 흘렀는데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국물이 아닌 다른 핑계는 없었을까?
어떤 녀석 국물은 귀엽기만 하고
어떤 놈 국물은 너무 징그럽다?
글.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