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저것도 싫다 투정말고 확실한 기준을 가져야!
첫 회사와 가슴 아픈 이별 후 나는 또 다른 대행사를 급하게 들어갔다. 일이 힘든 곳과 사람이 힘든 곳. 둘 중 어디가 더 힘들까?
A회사는 사람들이 친절하다.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상사, 같이 성장하려는 선배. 서로 위해주는 동기까지. 하지만 업무 난이도 최상. 배움은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업무로 워라밸은 최악.
남는 것: 성장과 동료애 / 잃는 것: 건강
B회사는 야근이 없다. 6시 땡치면 칼같은 퇴근으로 저녁있는 삶 보장. 업무 난이도 쏘쏘. 하지만 타겟을 정해 왕따시키는 분위기. 서로 뒷통수치는 동기들. 모든 업무와 책임을 신입에게 떠맡기는 상사. 도저히 일에 몰입하기 힘든 사내 정치로 업무 외 스트레스가 많다.
남는 것: 6시 후 평온한 삶 / 잃는 것: 순수한 마음
이렇게 극단적인 회사를 둘 다 경험했다.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둘 다 뼈까지 썩어버릴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다. 타 대행사 AE로 일하고 있는 과 동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상사나 회사를 한번씩 겪는다고 한다. 가장 최악은 저 둘이 공존하는 곳(소오름) 정말 럭키하게도 일&관계 문제가 없는 곳엔 또 다른 분노유발요소가 기다리고 있다. A가 싫어서 떠나면 B,C,D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직장생활 미션은 계속 존재한다.
어차피 A-Z까지 나와 쿵쿵짝이 잘 맞는 회사는 없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이것만큼은 있어야한다 혹은 이것만큼은 참을 수 없다 하는 나만의 회사 고르는 기준이 필요했다. 나는 야근이 없으면 좋은 회사라는 어설픈 기준만 있었기에 야근 외적인 것으로 부딪힐때면 내가 유별나게 구는 것일까 잠시 혼돈이 이어졌다. 첫 회사에서 나의 상사였던 과장님께 이런 고민을 얘기했다. 그리고 아래 3가지 없는 곳이면 그 곳을 과감히 떠나도 좋다는 답을 받았다.
1.전문성
처음부터 대행사를 고집했던 이유, 바로 전문성. 말 그대로 이 일 자체를 더 깊이 배우고 싶었다. 대학생 때부터 대행사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은 커뮤니티를 통해 접했지만 상관없었다. 힘들게 배운만큼 남는 것이 더 많다 자위할만큼 이 일이 좋으니까. 나에겐 업무 난이도보단 그 일에서 오는 보람과 희열이 있는 곳이어야한다.
(아, 물론 이것도 과하면 병이 된다는 걸 깨달았지만)
2. 배울 수 있는 상사
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사람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윗 사람 말을 고분고분하게 잘 듣는 다소 모범적인 스타일이다. 따라서 믿고 따를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상사를 두는 게 나에겐 정말 중요하다. 특히 지금처럼 백지와 같은 초년생 땐 더욱!
3. 월급
배울 사람도, 일에 대한 보람도 없지만 매달 찍히는 통장의 금액이 모든 걸 보상해준다면? 그래, 또 이게 큰 위안이 되기도 하니까. 하지만 나는 지금 박봉이기에 이마저도 나에겐 해당사항은 아니었다.
이미 들어간 회사를 저 기준대로 평가해보고 나오는 건 쉽지만, 회사를 들어가기 전엔 무슨 수로 그 회사 정보를 다 파악하겠는가. 그 회사를 다니는 지인이 있다면 넘나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 우선 팔 수 있는 발품은 최대한 팔아보자.
٩ 그 회사 뉴스레터나 SNS게시글 꼼꼼히 읽어보기
٩ 진행하는 이벤트 참여해보고 커뮤니티 일원되기
٩ 그 회사 홈페이지 들어가 핵심역량(스스로 높이 평가하는)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٩ 홍보/마케팅/광고 분야 종사자라면, 최근 몇년간 진행했던 광고 보기
: 주요 메세지, 주력 상품, 담당자의 안목을 추측할 수 있는 톤앤매너, 집행금액 등
٩ 현CEO 인터뷰나 백그라운드를 보며 내가 원하는 직무에 대한 그의 생각이 어떤지 추측하기
٩ 나의 경우는 브랜딩 중심으로 성장하는 곳인지도 살펴보고 있다.
٩ 잡플래닛과 블라인드 앱 의견 참고하기(맹신하진 말자. 사람마다 다르니까)
평소에 좋아하던 브랜드나 산업쪽으로 취업해 덕업일치에 성공한 사람들을 꽤 많이 본다. 그래서 요즘엔 내가 평소 흥미있어하는 분야에 속해 있는 회사들을 두루보며 이벤트에 참여도 해보고, 인스타그램 팔로우도 하며 소식을 접해보고 있다. 언젠간 꼭 나와 티키타카가 잘 되는 회사를 만날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성실히 살아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