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말을 쓸 수 없는 글

암 투병기

by 김윤철


아침에 어깨가 뻐근해 늦장. 아내가 채근한다.

“웬 일로 안 일어나냐?”

“어제 좀 심 했는 모양이다.”

“적당히 해라. 나이 생각해야지.”

비 때문에 며칠 근력 운동을 적게 했다는 생각에 모처럼 맑은 날 약간 무리했더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그래도 힘을 내어 강변체력단련실로.

이제 운동이 완전히 몸에 배었다.

입이 짧은 탓에 편식을 하려니 아내가 쌈을 입에 넣어 준다.

“밥이 보약이다. 골고루 먹어야지.”

완전 아들 취급. 이런 일이 계속될 것 같은 예감. 아니 계속될 것이 확실.

처음 들어가는 말을 쓰면서 이 글은 맺음말이 없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노인복지관 친구들 중에는 수술을 네 번씩 하고도 체력단련실에 출근하는 분이 계신다. 복싱 선수 생활을 하셨다는 분. 나 보다 8살 윗길이지만 근육 량은 내 몇 배는 되시는 분이다. 근력 운동이 암 극복에 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할 수 있는 노력 중의 하나란 생각. 나도 두 번째.

별 묘약, 별 치료법 들이 유혹하지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굳게 믿으며 강변의 체력단련실에서 코로나 물러가기만 기다린다.

샤워를 마치고 선풍기 앞에 누우니 온 몸이 노곤하다. 기분 좋은 피로감. 이 기분이면 암 정도는 가볍게 이길 것 같은 마음! 들어가는 말을 쓸 때도 이미 절망을 극복한 시점이었다. 암 정도는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 그것은 두 번의 수술을 이겨낸 후 얻은 과실이라 하겠다.

의사 선생님들과 간호사분들, 내 곁을 지켜준 아내와 가족들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과 함께 내일도 운동 가방을 챙길 것이다. 맺음말을 쓸 그 시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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