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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Nov 02. 2020

코로나 시대의 등산

소백산 죽계계곡 트레킹


점심인데도 햅쌀로 새로 지은 밥이 대령되었다.  건강식이 아닌 하얀 쌀밥이다.  밥이 몇 숟갈 남았을 때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 대용으로.  어!  감탄사!  막내 녀석의 말. "아빠 시원하지."  아직 이해되지 않는다며 놀림 섞어하는 말.  이제 사우나  온탕 들어가며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나오는 나이다.  당연히 둘레길,  올레길로 표현되는 트레킹이 등산으로 느껴진다.




도를 이동한 이사와 코로나로 몇 년 만에 대학 동기 모임  참석.  점심 식사 후 바로 출발.  딸네 다녀오니 차가 없어졌다.  오랜 연식의 경유차라 폐차!  나이와 건강 문제로 새차도 포기.  지하철 환승해서 강남 터미널,    고속버스로 풍기 터미널.   다시 친구의 자가용으로 목적지 까지.  도착하니 저녁 식사 시간이다.  나도 힘들지만 아내에게 미안하다.  이제 여기도 탈퇴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  친구 집에서 1박.  대구 동기들은 다음날 아침 10시에 영주 선비촌 도착.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니 반갑고 즐겁다.  반가워 악수를 하려니 주먹을 내민다.  코로나로 인한 주먹 인사.  만남 자체가 어색하다.  내가 사는 경기도에서는 모든 모임이 연기되고 아는 얼굴을 만나도 손만 흔들고 비대면으로 지나친다.  

선비상을 배경으로

점심까지 약 세 시간 정도의 소백산 자락 트레킹.  이 곳 영주는 내가 직장 생활과 산악 활동을 시작한 곳이다.  그만큼 추억도 많은 곳.  죽계 9곡부터 1곡까지만.   계속 오르면  한국의 에델바이스라 불리는 솜다리가 피는 소백산 국망봉이다.  그때 소백산 종주는 하루 코스 었는데.  나이는 연세가 되고 단순한 숫자가 아닌 것을 몸으로 실감.


때는 단풍이 한창인 호시절 가을.  평일이지만 사람들이 붐빌 때이건만 우리 외에는 텅 빈 산이다.  코로나의 위력.  마스크를 벗었다.   이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마스크라니!  사실은 폐의 이상으로 조그마한 오르막에도 숨이 차다.  오랜만에 등산 기분 만끽하며 1곡까지.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등산.  코로나 물러나고 사진 보면 어떤 느낌일까?


점심은  오리 백숙.  외식조차 낯설다.  식당은 갈 생각도 않고,   포장을  해  달랬더니  주소에 전화  번호까지.  거북! 여기서는 오손도손 소주도 한 잔.   이런 기분 오랜만이야.   오리고기가 이렇게나 좋은 요리일 줄이야.


친구들은 가을 기분 낸다며 은행나무 길 한 코스 더.  대학 시절 한 주력하던 친구들이다.  먼 길 가야 하는 나만 터미널로!  즐겁고 아쉬운 산행!  그런 가을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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