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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Dec 06. 2020

코로나  바이러스의 무서운 흡입력

일사 다난!    2020년!    

   

거실 벽에 2021년 달력이 걸려있다.  아내가 병원에서 가져온 것이란다.   제일 앞 장은 아직 올 12월!     


폰에도 올 한 해 마무리 잘하라는 덕담들이 올라온다.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로 상징되는 한 장 남은 달력.  끝은 대부분이 흰소 띠 해의 축복!  그나마 신축년이 빠진 글이 많은 것은 디지털의 힘?  그렇지 우린 70대!  라떼 표시 좀 내자.   신축년 흰소의 해!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올 2020년을 되돌아보니 다사다난이란 말을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다.  분명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오래된 경유차 폐차.  나이와 건강 문제로 운전 포기.  대중교통 기피로 집 앞 탄천 운동 외에는 집콕.  국가적으로도 언론이 조용할 날이 없었다.  또 몇 명의 청와대 앞 시위.  우리나라 일, 이 위 도시의 지자체장 보궐 선거,  미국 대선 등등.   대한민국은 미국 대선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나라!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을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놈이 다 삼켜 버렸다.  모든 사회 활동,  친구들 모임.  배움 같은 노년의 즐거움이 코로나란 이름하에 모두 없어져버렸다.  지금 하는 일이라고는 봉사활동 하나와  도저히 실감 나지 않는 비대면 배움 하나뿐이다.       

 

라떼 세대에다 건강 문제까지,  국가 일에는 신경 쓸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하긴 2020년에 20세기를 더 많이 산 내가 신경 쓸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내 몸보다 소중한 것은 없는 듯!  디지털로 무장한 젊은 세대! 나는 그들을 믿는다.  손가락 두 개면 못 하는 게 없는 신인류란 느낌!     


오늘 컴으로 영화 뉴스를 보다 깜놀!  점 하나를 잘 못 찍은 줄 알았다.   관람률 1위란 뉴스를 1주일 넘어 본  “이웃사촌”이란 영화의 누적 관람객이 30만이 안 된다.  천만 관객이란 소리는 정녕 전설 속으로 사라지는가!  

    

2002년의 “대한민국 짜자자작”  그 열기가 아직도 가슴을 뛰게 하는데 관중 없는 경기가 웬 말!  음주가무 즐기던 민족의 후예답게 공연장을 뒤덮던 떼창!  폴 메카트니도 감동받았다던 “헤이 쥬드의 후렴구”  끝없이 이어지던 “나나나 나나나나......” 지금은 랜선이란 낯 선 단어!     


며칠 전에는 갑자기 선짓국 생각이 간절.   미식가도 아니고 음식 욕심이 많은 것도 아닌 나!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먹방에 입맛이 당길 때도 있다.    

   

마스크 벗는 외식은 못 하겠고 포장으로 대신.  우리 세대는 배달 음식에 익숙하지 못하다.  손님도 없는 식당에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다음부터는 안 먹고 만다.” 그다음부터는 시내는 나가지를 않는다.     


100세 시대! 70년이 그렇게 긴 시간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우리 세대는 참 많은 것을 겪었다.   어느 날 갑자기 좋아하던 패티 킴이란 가수의 이름이 김혜자로 바뀌고 어머니의 애창곡인 “동백아가씨”가 왜색이란 이유로 방송에서 사라지고 12시부터 4시까지의 통금.  그래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런 경우는 70 평생 처음이다.  


다음 주에는 한 번의 일 대 일 대면 수업과 한 번의 비대면 수업이 있는 노친네들 상대의 폰 강의를 신청하려 한다.  마스크 꼭 끼고 방역 수칙 지키면서!   

        

제발 내년에는 주인을 지키기 위해 호랑이와도 싸운다는 소. 그것도 흰소의 힘으로 이  망할 놈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물러가서 하고 싶은 것 하고 살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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