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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Dec 23. 2020

코로나 19  이후?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거 쓰고 가라!  추우면 면역력 떨어진다.”

아내가 내민 것은 등산용 방한 마스크다.  나는 남들보다 허파가 작다.  숨쉬기가 걱정되지만 수술 경력이 있으니 천천히 걸을 각오를 하고  마스크 위에 또 마스크.  위의 마스크는 귀까지 덮고 두께도 바이러스 방지용보다 훨씬 두텁다.  집 앞 강변 산책로 도착.  추위 탓에 자전거 도로는 비었지만 운동하는 분들은 여전들 하시다.  날씨가 추우니 걸음이 평소보다 빨라진다.  8,000보를 걷고 집에 오니 40여분.  평소보다 10여분 빨리 도착.  마침 엘리베이터 점검 중!  12층까지 계단으로.  오늘은 운동량이 많다.  천천히 걷는 중  뒤에 젊은 분.  거리 두기인가?  앞지르지 않는다.  오르막이 힘겨우니 괜히 신경이 쓰인다.  조금 빨리 걸으니 숨이 차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숨 가쁜 것을 느끼지 못했다.  평소에는 마스크 하나도  답답했는데 오늘은 속도를 조금 더 내었건만!  추위는 숨찬 것까지 잊게 만드는 힘이 있는가 생각하며 선두  양보.  이후 날씨가 풀려도 마스크는 두 개씩.  폐활량 운동에 도움!     


오늘은 손주들과 통화.  전화가 뜸하다 했더니 벽면에 크리스마스 장식품이 가득.  망할 놈의 코로나땜에 집에만 있으니 종이와 천 공예로 시간을 때웠다는 말.  등교 않는 유치원도 3주간 방학을 했단다.  작년에는 함께 트리 장식도 하고 가족 여행도 했는데...  


“할아버지 미국 갈까?”  “못 와!”  “할아버지 주사 맞고 와.”

시무룩한 손자와 친구 못 만나는 유치원생인 누나의 대답이다.  백신 맞으면 학교 올 수 있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을 믿는 손녀.  걱정이다. 손주들은 영어가 모국어다.  괜히 할마 할빠와 우리말 사용해서 영어 교육에 지장이라도 있으면...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할 시기에 할아비 오기를 기다리다니.  다시 한번 욕 나오는 코로나!  걱정 말라는 딸의 말.  친구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화면으로는 서로 통한다는 얘기.  국어 우등상도 받았단다.  여기의 국어는 당연히 영어.  문득 코로나가 모든 것을 삼켰다는 생각.   2020년은  일사다난의 해다.    

 

TV에서 사람들이 사라졌다.  관람의자엔 불만 덩그렇고,  사람들이 등장해도 마스크 때문에 얼굴 구별도 힘들다.  대신 그 자리는 반려동물이란 이름의 동물들이 차지했다.  취향의 차이겠지만 라떼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도 있다,  “개는 훌륭하다!”  아무리 상징적이라지만 개에게 훌륭하다는 말이 어울리는지?  젊은이들이 동물과 함께 등장하는 프로는 거의 모두가 개를 자식 취급을 한다.  “엄마 다녀올게”  가장 성스러운 사랑인 모성애가 개에게도 해당이 되는지? 그래 나는 라떼다!     

  

아예 자연인이라 외치는 프로도 있다.  사람들에게 상처 받고 자연 속에서 홀로 사는 사람들의 얘기를 다루는 프로다.   사람보다 동물들이 더 믿음직하다는 말!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말까지 있다.  점점 경쟁이 더 심해지는 사회.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     


퇴근하는 딸의 말.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 만나면 섬찟하단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착한 사람들이 더 많다고 믿고 있지만 정말 걱정이다.  조건 반사란 말이 있다.  코로나가 지나고 나면 모두 마스크 쓸 일이 없어질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각박한 세상. 사람 보고 섬찟해진다면!     


이 모든 것이 라떼의 기우이기를 두 손 모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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