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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May 29. 2021

코로나 포비아!

백신 접종


잠에서 깨니 왼쪽 어깨가 뻐근하다.  운동량의 차이에서 오는 평소의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  아! 그저께 백신 접종했구나.

      

나는 평생 고혈압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백신 접종을 앞두고 한 혈압 검사.  간호사 분께서 다시 검사. 혈압이 높게 나왔다는 말.  

“그럴 리가 없는 데요.” 이건 걱정이 아니다. 확신.

“주위 환경에 따라 혈압이 변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연세이니 간호사께서도 걱정.  역시 정상.    

 

백신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병원의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린다.  백신에 대한 문의 전화.  나야 노인네지만 젊은 사람들도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모양이다. “나이가 벼슬” 소리 걱정했는데 조금은 덜 미안하다.  

   

그런데 왜 혈압이 높게 나왔을까?  병원이 주는 위압감? 그건 아니다.

나는 일 년에도 몇 번씩 병원 검진을 다닌다.  일 주 간격으로 각종 검사, 그리고 결과 확인.  병원이란 단어에 위압감을 느낄 군번이 아니다.     


나름대로의 분석. 무슨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 생각 코로나 백신! 병원이란 말이 아니라 코로나란 단어의 힘. 일종의 코로나 포비아 현상.

다른 하나는 접종이란 말이 주는 위압감.  은퇴와 동시에 병원도 많이 다녔지만 주사 접종이란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단 한 번 사용된 말.  

B C G 접종.  초등학교 그때는 국민학교였지. 정말 아팠다. 열도 나고 곪고 오래전 일이지만 아팠다는 기억은 뚜렷하다.  잠재해 있던 의식이 내 혈압을 높게 나오게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

    

정상 혈압으로 백신 접종. 의사 분의 접종.  이것도 처음 경험.  간호사가 의사께 연락.  의사분이 직접 주사.  단순 주사 놓기는 간호사가 더 잘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사가 직접 팔을 걷어 부친다.  기분 탓인지 따끔하지도 않다.  뉴스 화면에서는 주사가 수직으로 꼽힌다.  많이 아플 거라 생각했는데 보통 주사보다 덜 아프다.  사람 탓인지, 내 긴장 탓인지는 모르겠다.    

 

주의 사항을 의사께서 설명.  주사 후 15분 대기.  이상 없으면 접종확인서 배부하며 간호사께서 다시 주의 사항 설명.  전신 마취 대수술보다 더 야단스럽다.  

    

집에 오니 아내가 진통제 대령.  아무렇지도 않대도 먹어두란다. 두 알.

자기 전엔  내가 우겨서 한 알만.       


아침에 일어나니 아무렇지도 않다.  같이 병원 간 아내는 팔이 아프단다.  “여자는 일어나면 일을 하니 아프고 남자는 아무것도 안 하니 그렇단다.”  괜히 긁어 부스럼.    

  

저녁이 되니 팔도 뻐근하고 열도 약간.  으슬으슬 추위가 느껴지는 것 같더니 오늘 아침까지 개운하지는 않다.  어제 아침은 약 기운이 남아 있어서 그런 모양.     


이럴 때일수록 힘을 내야지.  오늘 목표는 근력 운동 생략 대신 만 보 걷기. 그리고 어제 못 한 샤워와 기타 손 풀기.   

  

코로나 정도야! 내가 나다!  홧팅이다!  아랫입술에 묘한 감촉이 느껴진다.  코밑수염!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좋아하던 배우.  크라크 케이블의 수염을 길렀다.  마스크 벗으면 용기 부족이겠지만.  아내도 보기 싫지 않단다.  코로나 덕에 별 경험 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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