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철 Jul 09. 2021

역시 밥 딜런!

시인  신동엽의 하늘과  가수  밥 딜런의 하늘!

모처럼 빕 딜런의 이야기가 다음에 뉴스로 떴다.   79살의 노가수가 저작권을 팔았다는 말씀.   그 액수가 가히 상상 초월.   역시 밥 딜런!   젊은 시절.   마니아들의 충성도는 비틀스보다 강했다는 밥 딜런.   약간은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는 라떼의 생각.   더 편한 환경에서 노래하고 싶다는 말.  그래 역시나  딜런이다.  

                  

2016년.  미국에서 우리나라 포털 다음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을 보던 추억.   처음에는 평화상의 오보로 생각했다.   음유시인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지만 대중 가수에게 문학상이라니!   밥 딜런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 힘이 있다.         




20세기가 중반을 넘을 때.  트롯 위주의 우리나라 가요에 변화의 바람이 불던 시기.  미 8군에서 노래하던 가수들이 대중 앞에 섰다.   “하숙생,  노란 샤스의 사나이. 밤안개,  저녁 한 때의 목장 풍경” 등등.  그때 나온 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때는 연예인이 딴따라라 불리던 시절.   대중가요란 말도 없었다.  유행가에 이런 노랫말이 나올 수 있다니. 물론 밥 딜런의 노래는 들어 본 적도 없다.  여자 한 사람과 여자 아닌 사람 둘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브로인 인 더 윈”  DJ라 불리던 사람이 말장난으로 소개하던 “피터 폴 앤 메리”의 노래 몇 번 듣고 바로 금지곡 지정! 이유는 반전 가요.  이후 그의 이름은 신문의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인물이 되었다.       


민주화 과정을 거쳐 그의 노래가 풀리고, 마음껏 그의 노래를 즐길 수 있게 되었을 때는 가정을 걱정해야 하는 가장.  술을 즐기는 중년은 팝송과는 거리가!         


사실 밥 딜런을 노래 잘하는 사람이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왜 나는 밥 딜런에게 빠졌을까?  일렉기타와 함께 포크송을  부르고 부를 때마다 달라지는 편곡 등의 자유,  세상을 향한 메시지들.   내가 정말 좋은 음색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여가수.   한 때는 연인.   세상을 향해 터뜨리는 그의 노래 동지.    “존 바에즈”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음색을 가진 둘이 무대에 오르면 묘하게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정말 듣기 좋다.      


아니 진짜 이유는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지금처럼 유튜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재생할 수 있는 전자기기도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던 시절.   깜짝 놀라던 노래를 들을 수 없었던 한 사춘기 소년의 반항이 지금까지 이어왔다는 생각.   같은 금지 인물이었던 “찰리 채플린”의 작품들 역시 해금되자 말자 지금은 추억 속의 비디오로 몇 번씩 보았다.    

                

어제도 뉴스와 함께 서툰 기타로 흥얼거릴 수 있는 밥 딜런의 노래 두 곡 “바람만이 아는 대답과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방문 잠그고 몇 번!  꽝!      



    

딸과의 가족 밴드를 통해본 미국 해변 가의 모습.  손주들이 노 마스크의 친구들과 놀고 있다.  걱정.  물론 딸 내외는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  그래도 내 눈에는 마스크 없는 얼굴이 낯설다.   


왜일까?  남의눈을 의식하는 우리나라와 철저히 개인주의 국가인 미국의 차이?  이런 단순한 차이?  아닐 것만 같다.  문화의 차이?  과연 그 문화가 무엇일까?      


민족 시인이라 불리는 신동엽은 그의 시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에서

마음속 구름을 닦고 쇠 항아리를 찢으면 티 없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고 노래했다.    

      

또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서사시 “금강”에서는 이미 우리는 하늘을 보았다고 말한다.

1894년의 고부.  1960년의 4월에 비록 짧은 순간이지만 하늘을 보았다고 이야기한다.  

   

다 아는 역사이지만 1894년의 고부는 동학 농민 운동이 일어나는 곳이다.  

1960년의 4월은 4월 혁명을 말한다.  신동엽의 하늘은 우리의 힘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가수 밥 딜런은 단순한 가수가 아니다.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  처음에는 평화상의 오보인 줄 알았지만 문학상을 확인했을 때 거부감은커녕 누구보다 기뻤다.  평화와 반전의 선봉에 섰던 의식 있는 가수.  우리 세대에서는 이름만 있고 노래는 전혀 들을 수 없는 가수.  그래서 더 신비에 싸였던 인물.   밥  딜런!    

      

그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에 나오는 하늘은 인간의 힘으로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찾아야 사람들은 하늘을 볼 수 있는가?  그것은 불어오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다. “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서양의 시나 노래에서 직접 하늘을 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나의 얕은 지식일 수도 있다.  하늘은 인간의 운명을 점지하는 신의 의미가 더 강한 것 같다.

우리는 하느님,  서양은 하나님! 그는 유태인이다.     


그의 노래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에서도 “사물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날이 어두워지고,  길고 검은 구름이 몰려와도”  그에 맞설 생각보다도 절망하는 모습이다.   

       

“아델”의  리메이크로 더 유명해진 노래 “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make you feel  my  love” 에서도 얼굴에 비가 쏟아질 때도 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따뜻이 안아주는 행동이 있을 뿐이다.  


서양의 노래에는 비를 가리는 행동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냥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거나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피하는 행동들이 있을 뿐이다.  C.C. R의 노래.  “누가 이 비를 멈추어 줄 것인가?”  


거울 속의 얼굴에 콧수염이 보기 싫을 정도다.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는 말.  마스크 덕에 젊었을 때 좋아했던 배우 “크라크 케이블”의 흉내를 원 없이 내고 있다.   이 배우는 귀가 크기에 시선을 돌리기 위해 수염을 길렀다는 말이 있다.   나 역시 보통 귀는 아니다.   


노력과 순응!  이것이 팬더믹을 대하는 동서양의 대응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라떼의각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