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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Jul 09. 2021

비틀스팬의 눈으로 보는 BTS 열풍!



 


 “국뽕? 과장이 지나치다.”  

 “어?”

 “와! 진짜다!”

 “와!  이건 감동이다!”


 “비틀스 앞에 비틀스 없고, 비틀스 뒤에 비틀스 없다.” 거의 50여 년 전 우리나라 신문에 실린 그 말을 믿으며 평생 비틀스 머리만 하고 살아온 비틀스 팬이 그들과 비교되는 BTS를 보며 느낀 감정의 변화이다.      

 지금은 마음으로 아미다.


 비틀스는 영국이란 대국을 등에 업고 막강한 영어를 앞세워 세계의 정상에 올랐다.     BTS는?


 그들이 UN에서 연설을 하고, 그들의 노래가 빌보드 차트에 오를 때, 우리 세대 느끼는 감정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억지로 말을 찾는다면 감동!  정도. 우리 세대에게 그것들은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먼 우주 속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나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고모님이 좋아하던 노래를 들으며 자랐다.

어머니께서 좋아하던 노래, 그때는 라디오 연속극이었다. “가는 봄 오는 봄”

“비둘기가 울던 그 밤에...” 어머님과의 이별.   고모가 좋아하던 노래“떠나간 그 옛 님은 언제나 오나...?”  님과의 이별. 그 어린 나이에 이별을 알았을까 “? 그냥  흥에 겨워 멜로디만 흥얼흥얼. 그때부터 흥은 많았나 보다. 그러다 미 8군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분들. 최희준, 한명숙, 현미 이런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 ”노란 샤스 입은... “ 조금은 어린 나이에 맞는 노래. 그러다 만난 게 비틀스였다.      



이성에 눈 뜨던 시절. 그대 손목을 잡고 싶다는 비틀스의 노래(I want hold your hand “)는 얼마나 솔직하고 좋던지. 그러다 진로 고민하던 시기에 듣던”예스터 데이와 렛 잇비“는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요즘 말로 힐링제 구실을 했다.  그러다 비틀스는 해체되고 감정이 메말라 가는 직장 생활! 그래도 상사의 욕먹어가며 머리는 비틀스의 터벅 머리였으며 힘들 때마다 듣던 노래는 비틀스의 노래 ”겟 백 “이였다.      


 



그러다 정년을 하고 삶이 무료해져 갈 무렵, 방탄 소년단을 통해 강제로 소환된 추억의 이름 비틀스!   당연히 국뽕이란 생각부터 들 수밖에 없었다. 누가 뭐래도 내 인생에 가장 뚜렷하게 각인된 가수는 비틀스였으니까!  그러다 생각은 점점 바뀌고 지금은 방탄은 위대하단 생각과 함께 눈 뜨면 컴을 켜고 방탄 뉴스를 찾는 마음만의 아미가 되었다.     



  나이가 들면 잘 들리지 않는 음이 있다는 말! 요즘 소위 아이돌들의 노래는 가사도 들리지 않고 따라서 흥미도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가요 무대를 보다 청승맞다는 딸의 구박을 받는 나 자신이 조금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무렵 방탄이 유엔에서 연설을 한다는 뉴스를 컴에서 읽었다.  “어!” 다시 지민의 티 셔츠에 일본이 반발하고 아미를 통해 우리의 역사가 알려진다는 소식! “이건 진짜다!” 계속되는 방탄 소식! 빌보드 차트 정상! 방탄 기사에서는 지도에서 동해가 사라졌다는 소식!  ”이건 감동이다! “     


내 나이도 일흔을 향해 가고 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생각에 따라서는 세월이 될 수도 있는 나이다. 어린 시절을 얘기하면 딸애는 역사책을 읽는 것 같단다. 만찢남이 아니고 역찢남이란다.  산전 벽해?  어떤 말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발전이다.          

 

우리 세대에게 유엔은 전쟁과 연결된다. 6.25는 동족끼리의 전투이니 전쟁이 아닌 동란이나 사변으로 불러야 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다.  세월이 흘러 “코리아 워”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기억이 새롭다. 그만큼 나는 20세기를 더 오래 살아온 인물이다. 내가 생각하는 유엔은 도움을 받고, 우리의 처지를 호소한 곳이었다. 그런데 방탄 리더 RM이 연설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유 튜브와 컴을 통해 연설문을 찾아보았다. 그 유창한 영어 실력에 한 번 놀라고, 내용에 한 번 더 놀랐다. 유학이나 어학연수 없는 영어!  그 내용은 우리 처지의 호소가 아닌 세계의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것 같은 말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이건 진짜다! 를 넘어 감동이었다.      



지민의 티셔츠에 일본 우익들이 발끈했다는 소식에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자본주의를 민주주의와 동일어로 생각하는 우리 세대에게 일본은 가장 큰 시장 중의 하나이니까. 자국의 대통령께 일본 자극하지 말라는 말까지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나라임을 부정할 수 없으니까.  그런데 방탄이 일본 음악 차트를 휩쓸고 콘서트가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 방탄의 힘은 일본을 지배하는 우익을 누를 수 있을 만큼 강한가? 아니면 일본의 젊은이들은 그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얘긴가! 어쨌든 반가운 일이다. 어떤 글에서 원폭은 인류의 재앙이라는 내용을 보았다. 내 생각은 다르다. 만약 역사에 만일은 없다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의 비극이 없었다면 우리 민족의 피해는 더 컸을 것이 뻔하다. 아미의 힘으로 우리의 피해가 외국에 더 알려졌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방탄의 힘을 느꼈다.     




빌보드 차트! 그 말은 우리와는 상관없는 말이었다.  미국 방송에 출연 몇 번 했다는 것이 큰 이력이 되던 시대를 살아온 우리다. 우리는 우리끼리 길의 노점상에서 팔리던 순위. 길보드 차트란 말까지 만들어 내던 시대를 살아왔다. 팝송 노래는 대부분이 저작권과 상관없는 해적판이라 불리던 LP를 통해 듣던 시기였다. 그나마 부자인 친구 집에나 가야 들을 수 있었다.


지나치게 꼰대 같은 이야기인가?     



비틀스를 처음 만나던 기억이 새롭다. 비틀스가 미국으로 진출하던 시기. 터벅 머리에 말끔한 정장. 약간은 언발란스한 모습이었다. 영국의 뒷골목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에 지나치게 단정한 슈트 차림.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미국 주류 세계와의 스킨십 방법 중 하나!



  나는 방탄의 단정하게 느껴지는 차림새가 좋다. 그 문신 하나 없는 매끈한 피부가 고맙다. 대부분의 힙합 하는 젊은 친구들의 타투에 약간의 거부감을 느끼는 세대이니까. 요즘 말로 부정할 수 없는 틀딱이니까!     



차이점도 있다. 비틀스는 존 레넌이란 강력한 리더와 그를 떠받치는 폴 매카트니, 그리고 따라가는 느낌의 링고 스타와 조지 해리슨! 이들의 관계를 거인 한 사람과 보통 사람, 난쟁이 둘이라 표현한 글도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방탄은 모든 멤버가 다 거인이라는 느낌! 따라서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그들의 노래와 춤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비교는 결코 아니다. 나는 아이돌의 노래를 잘 모르니 비교할 수도 없다. 많은 멤버들이 나오면 약간은 쉬어가는 듯한 느낌도 있다. 그런데 방탄은 처음부터 끝까지가 클라이맥스 같은 느낌적인 느낌!




실은 방탄을 알고부터 아이돌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아니 TV에서 보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들어서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춤을 추며 노래하는 외국 가수는 많다. 춤하면 생각나는 가수들. 마이클 잭슨. 마돈나, 비욘세 등 등. 그러나 모두 솔로 가수들이다. 그 격렬한 춤을 함께 맞추어 가며 추는 소위 칼군 무라 불리는 춤을 추는 가수는 아마 k팝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가수밖에는 없는 것 같다. 거의 50 년 전, 군 훈련소에서 힘들어했던 제식훈련! 그 보다 더 힘 있고 어려운 그들의 댄스를  보며  그 노력에 감탄한다.  그들의 가쁜 호흡에 젊은 아미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건 아닐까. 칼군무! 이 또한 방탄의 힘이라 생각해본다.      



 처음 비틀스에 젖어들던 때를 생각해본다. 마음에 두었던 소녀를 생각하며 빠져들던 “아이 원어 홀 유어 핸드” 그 뒤 진학과 취직. 나는 다른 사람보다 고민이 더 빨랐다. 실업계 고교 출신이니까. 그때는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해 본다. 가정 형편상...  그 고민 속에서 위안을 받던 노래가 “렛 잇 비”였다. 그 뒤 감성이 사라졌다고 느낄 때쯤 찾아온 것이 직장생활의 갈등이었다. 항상 가슴에 사직서를 넣고 다닌다는 직장인들. 그 스트레스를 이기는 방법이 나에게는 둘 있었다. 하나는 정말 힘들었던 강원도 최전방 군 시절의 근무지를 찾는 것이었다. 이런 생활도 견뎠는데...  다른 하나가 비틀스의 노래 “겟 백”이었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너의 자리로 돌아가라.”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사히 정년을 마치고 훈장까지 받았으니 노래에는 우리를 움직이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아니 분명히 강한 힘이 있다. 군 시절 정말 힘들 때, 군가를 부르면 없던 힘도 나오는 경험들은 있었을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방탄의 노래에 열광하는 아미들 특히 서양 젊은이들을 보며 그들도 방탄의 노랫말에 담긴 뜻에서 위안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 물론 나 보다 조금은 더 힘들 겠지. 그래도 우리는 영어를 배운다. 내가 우리나라 노래에 없던 내용. 그녀의 손목을 잡고, 순리대로 버려두고, 초심으로 돌아가란 가사에서 감동을 받았듯 작업실에서 절어도 희망을 노래하고, 해뜨기 전의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메시지에 위안을 받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눈 뜨면 컴을 켠다. 빌보드 몇 위? 외신에 실린 방탄의 위상을 생각하며! 이 어지러운 세상 그들의 뉴스는 내게도 큰 위안이니까!  그래 마음만은 나도 70의 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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