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공트장에서 운동을 하면서는 주로 오후에 집 앞 탄천으로 간다. 혼자서 하니 재미도 없고 흥도 나지 않아 주로 걷기와 팔굽혀 펴기 정도. 칠천보 정도의 걷기와 도합 50개 정도의 푸시업에도 몸은 피로를 느낀다. 집에 들어가기 전 우편함. 오늘은 아파트 관리비 수령. 올 들어 벌써 몇 번 째냐? 세월 참. 다리에 피로를 느낀다. 내일은 걷는 양을 조금 줄여? 관리비가 많이 나왔다는 불평 다음의 아내 말. 신호등 앞에서 초등 저학년 정도의 어린이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더란다. 어제의 추억 소환. 살 게 많아서 모처럼 아내와 슈퍼로.
카터에 앉은 어린이와 젊은 엄마의 대화. 영어 사용. 충격! 엄마 되기도 힘들고 부잣집 딸 노릇은 더 힘들 것 같다. 아내의 말. "옷값만도 몇 십만 원 하겠다." 영어 유치원 옷이다. 나? 몇 십만 원 양복은 큰 딸 결혼 때 맞춘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아니 양복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억울한 건 하나도 없다. 여기는 강남 근처의 부자 동네다. 서울은 아닌 수도권.
폰 소리. 가족 밴드에 올린 아내의 사진에 미국 딸이 좋아요와 이모티콘. 손녀와 화상 통화 캡처한 사진이다. 손주들과 통화를 위해 영어 공부. 손녀에게 발음을 배운다. 미국서 손주 둘 키운 친구의 말. 특히 손자는 중학교만 가면 부모와도 말을 않는단다. 우리말도 힘들고 한국적 사고에 젖은 이민 1세대와는 생각도 다르단 말. 그래서 시간 나면 영어 공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시간 부자. 오늘 배운 발음. "키즈 가든" 유치원! 몇 번을 손녀 따라 발음해서 손녀에게 통과. 하긴 나도 손녀 발음 못 알아듣겠다. 키더 가든과 킫갇.
그곳도 코로나가 극성이니 애들이 답답. 비대면 수업으로 배운 것 외조부모에게 신나게 설명. 그중 기억에 남는 말. 스리 디 도형 설명. 영어로 하니 벙벙. "할아버지! 한국말은 하나도 모르겠다." 당연지사. 도형에 대한 말은 손주들과 한 적이 없다. 8월부터 손녀는 학교 등교. 남매는 주로 영어로 대화를 한다. 점점 손주들과 거리감이 생기는 느낌!
매일 운동 가는 길 반대 편에 외국계 학교가 있다. 나는 관심도 없지만 아내의 말. "영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 있다. 졸업하면 유학 간다." 졸업을 인정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참 별나다는 느낌.
무엇이던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어쩐지 그 열심히 계층 이동을 위한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손녀의 공부는 영어 쓰기 외에는 줄넘기. 요가. 악기 하나 등 주로 흥미 위주, 오늘은 지구의 날이라고 지구 그림 그리고 환경 교육. 우리가 아는 열심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 손녀보다 어린, 카터에 앉아 마트 다니는 어린애의 영어. 초등 저학년 어린이의 영어. 과연 자발적인 것일까. 딸의 말. "한국의 편리함 생각하면 향수도 느끼지만 애들 생각하면 이곳이 좋다."
어린 시절의 영어 공부가 과연 무슨 도움이 될 지 잘 모르겠다.
영어는 부딪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내 생각.
미국에서 엉터리 영어로 부딪친 일화 한 토막!
미국 생활이란 게 이렇다. 손주들과의 이런 즐거운 시간. 아내와 교대를 한다던지 시간이 나면 사위 카메라 메고 동네를 휘젓고 다닌다. 우리나라 노인 종합 복지관에서 약간의 사진을 배웠다.
La의 특징 중 하나. 이곳에서는 야생화를 보기가 힘들다. 사막이라 그런 게 아닐까 추측! 스프링클러로 시간 맞추어 물 공급. 아마 후버댐에서 오는 물이 아닐까 생각. 물 공급이 없는 곳은 그냥 사막이다. 그러나 스프링클러의 범위 안에는 버섯도 피고 도마뱀, 청설모, 새등 생명체들이 나들이를 한다. 우리나라 아파트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꽃 찾아 동네 한 바퀴! 나는 처음 보는 꽃들이 많은데 사진을 본 집사람은 우리나라에 다 있는 것들이란다. 하긴 관상용이니 꽃집에는 있겠지. 고향 까마귀도 반갑다. 미국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나팔꽃, 석류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벌새의 실물은 처음 보았다. 작지만 새 인지라 망원렌즈 없이는 촬영 불가다. 카메라를 들고 꽃들 사이를 뛰어다니는 조그만 동양 노인네가 신기했는지 도로 진입을 기다리던 두 명의 백인이 차 문을 내리고 말을 건다. 귀가 약간 좋지 않지만 뜻은 대강 알겠다. 알아들은 말만!
"비?" 벌을 찍느냐? "예스 플라워 앤 비" "사진작가냐?" "온리 어 리를." "하비?" "예스 저스트 하비." "굿 카메라!" 참 신기하다. 이게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나도 모르겠다. 작가를 물었는데, 카메라를 조금만 찍을 줄 안다. 찰떡같이 알아듣고 취미냐? 그래 진짜 초보다. 아마추어가 카메라는 더럽게 좋은 걸 쓴다. 그래 땡큐다. 뭐 이런 내용. 그런데 어른들과는 바디 랭귀지를 섞으면 알아듣기는 한다. 그런데 어린이들과는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다. 나는 애들 말이라도 들리는데 아무리 천천히 신경 써서 말을 해도 대답은 "아이 돈 언더 스탠드다." 신기하다. La에는 스페인 발음 식 영어를 하는 이들이 많다. 내 생각에는 내 발음보다 좋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들과는 곧잘 통화하는 녀석들이 내 말은 전혀다. 그 참. 손주들도 내 말 못 알아들을 것 같다. 그래도 영어 공부는 해야겠다.
이곳의 꽃은 관상용이기 때문에 크고 화려하다. 특징은 수술이 긴 꽃이 많다. 이유는 모르겠다.
벌써 3년! 이 녀석들이 자라서 할아비 영어 강사 노릇을 곧 잘한다. 내년에는 만날 수 있으려나! 코로나야! "gone with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