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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Sep 24. 2022

풍족함이란?

나는 산업화 세대

웃음은 건강에 좋다고 한다. 내 작은 의학 상식으로는 억지로 쥐어짜는 가짜 웃음도 건강에 유익하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저녁잠을 줄이더라도 11시 이후의 TV 오락 프로를 열심히 찾아본다. 만나면 좋은 친구라는 문화방송의 "나 혼자 산다."도 그 프로그램 중 하나. 초창기부터 열심히 시청했다. 화제성도 있고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요즘 말로 웃픈 프로로 느껴지기 시작됐다.


얼마 전 그 프로 중 아나운서 두 분이 캠핑 가는 이야기가 있었다. 정확히는 전직 아나운서 방송인. 캠핑 초보인 전현무는 방송만 찾으면 나오는 인기 방송인이다. 요즘은 연예인이 새로운 귀족이란 말을 방송에서 들었다. 그만큼 수입도 좋다는 말이겠지. 그 어마어마한 캠핑 장비에 입이 떡! 신종 유행어 하나. "장비빨"


나는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온 산업화 세대다. "안 먹고 안 입고 너희 키웠다." 씨알도 먹히지 않을 이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살아온 결과로 지금은 큰 걱정 없이 노년을 살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지금도 큰돈이라 생각되면 손이 떨리는 세대다.


캠핑이니 트래킹이니 하는 말조차 없던 시절. 그 시절 캠핑은 등산이었다. 일본 노래라는 사실을 알고는 입에 담지 않는 산노래. 산사나이! "산에는 마음이 있어 산사나이의 보금자리 너 없이 못 사는 사람들은 산사나이 들이라오..."  그 시절 등산의 낙 중에는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들어 있었다. 스웨덴 제 버너, 코오롱 제품의 텐트 등은 요즘 말로 등산 장비의 명품이었다.  하나씩 장만하던 성취감!  월급이 현금으로 봉투에 담기던 총각 시절의 전설이다. 


캠핑카란 듣도 보도 못 한 단어에  한 번에 장만한 이름도 모르는 새 장비들. 함께 한 선배 아나운서의 말이 귀에 붙는다.

"전부 새 장비들이냐?"

 잘 못 된 생각이란 말이 아니다. 돈은 돌아야 한다는 말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부자들이 절약하면 경제는 죽는다. 잘 알고 있다. 단지 너무 다른 세계라 웃프다란 신조어가 생각났을 뿐이다.


일본 후지산 등반 시의 추억담 하나.  내가 겪어본 일본은 모든 것이 절약이었다. 일본 호텔은 욕실이 작아 매우 불편했다는 기억. 단체 여행이니 두 명이 함께 샤워할 때도 있었다. 버스는 좌석 사이가 좁아 키가 작은 편인 나도 다리 뻗기가 불편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시외버스가 정차할 때는 에어컨을 꺼 버린다는 사실. 물론 20년 전의 추억.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당시의 생각.

"일본은 나라가 부자지 국민들이 부자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도 즐거운 여행이었다.


캠핑카로 산 정상의 캠핑장까지 이동. 그늘막을 치고 토치로 불을 붙이고. 좋다. 돈이 있으면 나도...

아니 나는 옛날의 내 방식이 내 스타일이라 생각한다. 


배낭에 자랑스러운 2인용 코오롱 명품 텐트와 스베아 라 불리던 예열이 필요한 경유 버너를 챙기고 캠핑 장소까지 이동. 지금은 큰일 날 소리지만 떨어진 나뭇가지들을 모아 캠프 파이어.  불멍이 아니다. 함께 부르는 산노래!

"하루의 산행을 시작하세 빨간 배낭을 등에 메고 저기 저 산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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