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철 Jun 28. 2023

라떼의 눈에 비친 "파이브 가이즈 버거" 열풍

기우이기를 빌며

가람, 뫼, 온, 즈믄, 미르!

강, 산, 백, 천, 용이란 한자어에 밀려 사라진 우리 고유어들이다. 뜻있는 분들의 노력으로 어렵사리 되살린 낱말들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이, 계집, 사내! 치아와 여자, 남자란 한자어에 의해 낮춤말로 사용되는 우리말들이다. 사내는 보통 아이나 새끼란 비속어와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나는 대로 더듬어본 몇 안 되는 예이지만 공통점은 사대나 모화 사상과 연관성이 있지 않나 하는 개인 의견.



무슨 복이 많아선지 딸 덕분에 세 달의 미국생활을 즐기고 있는 노인네.

눈을 뜨면 폰으로 우리나라 뉴스부터 찾는다. 오늘은 조금은 별난 이야기 하나.

미국의 유명 브랜드인 "파이브 가이즈 버그"란 햄버거 1호점이 서울 강남에 오픈했다는 소식이 화제다.

몇 시간 전부터 줄을 섰다,  문을 열고도 비 속에 몇 시간을 기다렸다, 가격이 어떻다. 등등 젊은이들의 관심이 상상을 초월했다는 말씀!


"지금 시국에 이게 그렇게 중요하냐?" 할 수도 있겠지만,

때 맞추어 이곳은 LA, 미국.  로컬 음식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손주들 손 잡고 햄버거 가게로.

매장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안으로 들어가니 땅콩 상자들이 가득.

주문을 하니 그제야 제작 시작.  기다리는 동안 심심풀이 땅콩. 아내 왈!

"우리나라에서는 땅콩 비싼데...."

감자튀김은 땅콩기름이란다. 햄버거가 나올 때까지 여섯 식구가 땅콩 작은 봉지 한 개씩 시식 완료.


포장해서 집으로.

모든 것이 한국의 신문에서 읽은 정보 그대로다.


미국 삼 대 버거 중의 하나란 딸의 말과 함께 포장을 풀었다.

이곳 음식은 대체로 내입에는 짜다. 각오를 하고 한 입 무니 예상보다 내 입에 맞다.

주문을 할 때 미리 감자튀김에 소금을 치지 말란 말을 했다는 딸의 말 .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미국의 물가를 생각하면 한 끼 식사로는 괞쟎다는 생각.

괞잖다지 기다리면 먹을 정도는 아니라는 라떼의 입맛.



지금은 은퇴한 노인네 TV 보기도 힘들다. 말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다.

"듣보잡" "차도남, 차도녀" "안습" 등에다 "트민남" "핫플"까지.

우리말, 외래어, 외국어 구분도 쉽지 않다.  아예 외국어까지 줄여 버린다.

그럼 이제 "핫플"도 외래어가 되는가?  "트민남"은?

미국 제2의 도시이자 엔트 수도라 불리는 엘에이 카운티 소도시의 핫플에 K팝만 취급하는 매장이 생기고 전 세계의 "아미"들이 방탄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시대다. 지구촌 시대에 칠순 노인네가 나설 자리가 아닌가?


우리 학생 시절의 농담 하나.

"미국 놈들은 거지도 양주만 마시고 양담배만 피운다."


아름다운 우리말들이 다시 사라지는 비극이 없기를 빌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LA에서 라이딩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