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라는 이름의 미친바람

coyid 19

by 김윤철

기상, 운동, 샤워, 점심, 가벼운 낮잠, 간단한 소일 거리 찾기, 저녁, TV시청. 취침.

은퇴한 일흔 바라보는 내 하루 일과다. 암 투병 중이니 다른 계획은 생각도 할 수 없다.

그래도 사람이니 사회 생활은 해야 한다. 만남의 장.


운동은 노인 복지 센터 체력 단련실. 간단한 소일 거리 찾기는 복지 센터와 주민 센터의 문화 강좌 수강.

쓸데 없는 일 같지만 그래도 부지런한 노년이라 뿌듯하게 생각했다. 두 곳의 문화 강좌에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다. 가장 요긴하게 쓰이는 것들은 기타와 유튜브 제작 그리고 영어 회화다. 기타는 소일 거리, 영어 회화는 딸네 방문 시, 유튜브는 미국 생활과 외손주들의 커가는 모습 기록. 컴으로 손주들 재롱 보던 아내 왈 유튜브는 잘 배웠다. 크게 보니 더 실감난다. 나는 복지관에서 폰으로 유튜브 제작법을 배웠다. 폰으로 보다 컴으로 보니 실감 난다는 아내의 칭찬. 그 모든 소소한 행복을 앗아가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2020년 4월 두 째 주 갑자기 주민센터의 문화 강좌 중 하나인 기타반이 폐강되었다. 마른하늘의 날벼락.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 코로나 바이러스! 미세먼지와 메르스라는 예방 주사를 맞았지만 그 정도로는 해결 되지 않는 놈이다. 이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를 공포에 떨게하는 글로벌 괴물이다.


“미국 전시 체제 국방물자 생산법으로 마스크 생산.”

“미국 50개 주 모두 재난 지역 선포.”

미국이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는 소식이다. 딸이 미국 산다.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다.


“마스크 28장 확보. 부치는 방법 모색 중."

“귀한 kn95마스큰가요. 우리는 필요 없어요. 5월까지 재택근무. 아빠, 엄마 쓰세요.”

무슨 군대의 음어 같지만 엄지 사용이 서툰 아빠와 미국 사는 딸의 카톡 내용이다.


딸에게 보낸 문자와 돌아온 답. 안도의 한숨. LA의 노숙자들과 민영화된 의료 체계를 생각하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미국은 법이 엄해서 다행. IT계통은 모두 재택근무고 집 밖으로 나가면 예외 없이 벌금 400달러니 걱정 말라는 딸의 말. 집안에만 있어야 하는 손주들이 답답할 것이란 안타까움. 모래를 잔뜩 사놓고 두꺼비 집 놀이로 시간 보낸다는 얘기에 가슴이 먹먹. 나는 육개월, 아내는 구개월을 함께 생활한 외손주들이다. 인건비 비싼 미국이라 손주 돌봄이 생활을 했다는 말씀. 그 만큼 정이 들었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에는 만날 기약조차 없다는 말이다. 망할 놈의 코로나가 하루빨리 지나가기만 바라며 답답한 마음을 옛 노래로 달래고 앉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구름이 광란의 비를 대지에 뿌리고 있다....“훌 스탑 더 래인” 비의 사연은 다르지만 요즘의 어려움을 대변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미국의 마스크 대란. 마스크는 호흡기와 상관이 있는 것이다. "내 코가 석자!". 부모 마음이겠지만 미국 걱정이 문제가 아니다. 말 그대로 "너나 잘 하세요."다.


가장 고전적인 말이 하나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복지관과 주민 복지 센터 폐쇄로 그 사람 사이의 만남이 없어졌으니 답답한 것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사 올 당시 6급수었던 탄천이 2급수로 정화 되었단 것이다. 1차 수술 후에는 의사 선생님의 주의 사항은 아니었지만 사람 모이는 곳은 가지를 않았다. 겨우 그 강박관념에서 벗어났는데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가족들도 눈치를 보는 상황. 외식 금지. 시내 쪽으로는 아예 어떤 부탁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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