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철 Dec 17. 2023

오늘 내린 서설

눈은 하늘에서 펄펄 내려오고

땅 위의 소나무는 솜이불을 덮는다

우리는 익히 알고 있는 말들이지만

구스와  양모 이불을

최고로 아는 우리 손주들은

솜이불을 알기나 할까

문익점의 붓대롱이

역사책 속에 박제되지 않기를

할아비는 빌어본다


명태가 시베리아 해로  이사 간

우리 바다 동해에는

오징어도 짐을  싸고

감귤이 집 뺏긴 제주에는

망고와 바나나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봄 가을 사라져가는 이상기후에

오늘 내린 이 서설이

우리 손주의 자식 대에서는

추억의 사진첩에 박제되지 않기를

할아비는 또 빌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빨래통 뒤지는 남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