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스톤 국립공원
눈을 떠자 날씨부터 챙겼다. 추위에 고생한 어제 일이 조금은 걱정.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많이 풀렸다. 언제 변할지 모르는 산 날씨지만 조금은 안심.
오늘은 딸이 무지개 색의 온천이라며 가장 기대하는 그랜드프리즈매틱이다.
Grand Prismatic Spring (거대한 무지개 색의 온천)
두 시간을 달려 매디슨 강 도착. 강 옆의 바위가 빨갛다. 사진에 담으니.
"아빠 여기 아니다."
"나도 안다. 그래도 신기하다."
바위가 빨간 것은 철이 산화되어 그런 것이다. 노트북을 아쉬워하며 어제 폰으로 검색한 것이다.
미국 최대이며 세계 3위의 크기라는 온천. 직경 113m, 깊이 37m.
온천 중앙은 수심이 깊고 수온이 높아 미생물이 살지 못해 짙은 푸른색이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온도와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녹색, 노란색, 오렌지색, 빨간색을 띠지만 온도에 따라 색깔은 변할 수 있다.
어제 설레는 마음으로 검색한 내용이다. 오늘은 실전. 아는 만큼 보인다. 여행 전 검색은 필수.
프리즈매틱을 관광하는 길은 두 가지다.
먼저 보드워크 ( 나무판자를 깔아 만든 산책로)를 따라 걷는 길. 어린이들도 걱정 없는 평지길.
선명한 무지개 색은 아니지만 온천의 색깔을 즐기며 걷는 중 안내판이 나온다.
실제로 보이는 것 보다 좀 더 멋 있는 색이다.
이곳은 땅 밑에 마그마가 흐르고 있다. 지열도 높고 온천수도 손을 대면 화상을 입을 정도란다.
그런 이유로 갑자기 온천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건너 편의 관광객들이 안갯속으로 숨어든다.
정말 영화 속의 한 장면이다. 멋있다. 이름 값 한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은 전망대로.
폭포를 거쳐 전망대로 오르지만 시간도 빠듯하고 내일 정말 멋있는 폭포가 예정되어 있기에 우리는 바로 전망대로 올랐다.
"애들 가겠나?" "아빠 힘 드나?" 50분 정도의 거리에 할아비는 손주 걱정. 딸은 아빠 걱정.
딸은 이 아빠가 산노래 부르며 야영하던 사람이란 것을 모른다. 결혼과 함께 포기한 취미 생활.
손주 핑계라면 천천히 가겠다는 말.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지만 이것이 가족이 아닌가 생각.
별 힘들이지 않고 전망대 도착. 날씨에 따라 수증기 등의 이유로 시계가 좋지 않다는 말도 있었지만 오늘은 관광하기 딱 좋은 날이다. 이곳은 옐로스톤 국립공원 안내문에 빠지지 않는 관광 명소! 딸도 신이 났다.
"여기가 핫플이다. 사진 좋아하는 아빠 맘껏 찍어라."
무지개 색이란 생각은 들지 않지만 파란 물색과 가장자리의 여러 색깔들.
이름 값한다는 생각. 사진이나 글로 옮기기엔 너무 멋진 곳이라 생각.
딸과 사위에 감사하며 옆을 보니 아내도 매우 흡족한 표정.
아티스트페인트팟으로!
문자 그대로 화가의 파렛 물통 같은 관광지다.
여러 색깔의 머드팟. 회색, 파란색, 빨간색, 갈색 등 여러 색의 진흙 웅덩이가 수증기와 함께 물방울들이 뽀글거리는 모습이 유화 물감통 같은 느낌을 준다며 붙여진 이름.
약 1시간가량의 산책길. 손주들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평탄한 길이다.
단 보드 워크를 벗어나면 안 된다. 전방의 지뢰 지대를 상상하면 된다. 이곳은 땅 밑으로 용암이 흐른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머드팟은 지하의 뜨거운 증기 + 물 + 광물질(특히 진흙) + 미생물이 결합하여, 거품이 나는 진흙 웅덩이를 만든 지열 현상이다. 이 머드팟이 여러 색을 띠는 이유는 물의 온도에 따라 생존하는 미생물의 종류와 뜨거운 물에 녹아드는 여러 광물들이 진흙에 녹아드는 탓이라 한다.
브루드 가이저란 간판이 보인다. 당연히 빨간색이다. 철성분들이 뜨거운 물에 녹아 흘러내린 모양이다.
물감. 글쎄?
작은 웅덩이의 물에 방울이 뽀글거리고, 회색 진흙 위로도 물방울들이 숨을 쉰다.
여러 색들이 있지만 물감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지진 재난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전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 젊어 한 때 영화광? 아니면 화산 위에 있다는 선입견?
앞서 엄마와 함께 가던 손녀가 코를 감싼다. "냄새!" "?"
넓은 대자연 속에서 나는 느끼지 못 하는 냄새다. 나는 좀 둔하고 특히 후각, 손녀는 좀 민감한 편이다.
어제 검색해서 찾은 기억. 썩은 달걀 냄새가 유황가스 냄새란다. 나는 참 둔한 모양이다.
아무튼 물감보다는 위압감을 주는 분위기.
빨간색은 철 성분, 노란색은 황성분, 회색은 이산화규소(실리카)라고 한다.
산성이 강하면 선명한 붉고 노란색이 되고 중성이나 알칼리성이 강하면 회색, 갈색이 된다고 한다.
여행은 연구가 목적이 아니다. 그냥 즐겼다. 현대는 인공지능 시대다.
여행 전 검색을 통해 대강 알아 놓고 여행기 정리하며 다시 검색하고 있다.
내일은 아티스트 포인트와 노리스 가이어 분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