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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스 가이어 분지와 아티스트 포인트

옐로스톤 국립공원

by 김윤철

아침부터 서둔다. 오늘은 비행기를 타야 하는 날이다. 약간의 아쉬움과 긴장 속에 노리스 가이어 분지로.

해발이 높은 곳이라 추울 수 있고 날씨의 변덕이 심하다 하여 바람막이 겉옷까지 입었다.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춘다. 앞을 살피니 사슴 가족이 도로를 건너고 있다. 오가는 도로 양쪽의 차들이 모두 사슴 가족에게 길을 양보한다. 로드 킬? 이곳은 용암 위의 관광지다. 어두운 밤에 이곳을 돌아보는 관광객들이 있을 수가 없다. 바이슨의 배설물들이 길가에 수두룩하다. 이곳은 동물들의 땅. 날이 밝으면 관광객들에게 야생들이 잠시 자리를 양보해 주는 곳이다.


새끼 사슴의 맑은 눈이 긴장을 풀어준다.

마그마 위의 공원이라 모든 곳이 위험하지만 특히 노리스 가이어 분지는 땅과 물의 온도가 국립공원 중에서도 가장 높고 특히 2016년에는 23세 청년의 사망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온천수의 산성이 높아 시체가 용해되어 온전한 시신까지 찾지 못했다는 검색 내용. 약간의 긴장 속에 보드 워크 위로.


비교적 짧고 평탄한 포레인 베이신 보도부터. 손주들에게 지반이 얇고 수온이 높아 보도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잔소리. 말 그대로 잔소리다. 손주들 모두 초등학생들이다. 말귀를 다 알아듣는다. 부모 뒤를 졸 졸.


진흙의 색상도 다양하고 볼거리도 많다. 단 거의 같은 온천의 경치라 약간은 지루한 느낌. 진흙들은 다양한 지하수의 시스템에 여러 모습을 이루고 있다. 수증기가 별로 오르지 않아 평온한 모습. 그래도 스릴이 있다.

황산성의 포레인 분지는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식물들까지 자라지 못하게 한다. 따라서 이곳의 경치는 대부분이 무채색이다.


포슬린분지 보다 조금 더 긴 백 베이신은 나무들이 자란다. 아니 거의 숲에 둘러싸여 있다. 경치 또한 포슬린과는 다르다. 에메랄드 호수, 그린 드래건 온천등 이름처럼 물이 푸른색을 띠고 있다. 물이 고온이라 박테리아가 자랄 수 없는 까닭이다.


방심하면 사고 난다는 생각에 보도 위만 걸었다. 안내서에 카메라를 필히 준비하란 말이 나온다.

그만큼 볼만한 곳이란 의미다. 마그마에서 가장 가까이 있지만 다른 곳보다 수증기도 오르지 않고 평화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더 위험한 곳이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란 속담을 실감하게 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6_352Ud018svc16fnvrrpt51vj_q3rq1l.jpg 노리스 가이어 분지.

아티스트 포인트. 오늘의 아니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마지막 관광코스다.

노리스 가이어 분지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의 거리.

그런데 차를 두 번이나 세웠다. 야생 동물이 있다는 말. 곰을 두 마리나 만났다. 검은 곰과 갈색곰.

폰으로 찍어 확대하니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야생의 곰을 본다는 게 보통일은 아니다.


아티스트 포인트 전망대. 사우스 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0분만 걸으면 된다.

경치는? 지금까지의 고온수와 수증기의 신비스럽던 느낌과는 전혀 다른 경치가 전개된다.

이름하여 "그랜드 캐년 오브 더 옐로스톤" 황야의 대협곡. 옐로스톤을 빼면 보통명사가 된다.


애리조나주의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이다.

이곳을 발견한 탐험가들이 갈색과 황색과 붉은색들의 계곡을 보고 그 웅장함에 그랜드 캐년이라 이름 붙인 것이다.


웅장하다. 애리조나 주의 국립공원 보다 크기는 작지만 색깔은 훨씬 더 다양하다.

애리조나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라면 이곳은 옆으로 보는 웅장 함이다.

카메라를 사용해 파노라마로 재현해도 그 웅장함을 다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옐로스톤이라 이름 붙여진 이유도 옐로스톤 강 때문이라 한다.

64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화산이 폭발하여 화산재와 용암이 쌓였고 만 년 전쯤 빙하기가 끝나고 빙하수가 옐로스톤강을 따라 흐르며 약해진 암석을 침식시켜 높이 300m, 길이 38km의 대협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광물들의 화학 작용에 의해 바위가 노란색, 붉은색, 분홍색등으로 변하여 옐로스톤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프랑스 탐험대가 강 주위의 바위색에 따라 노란 강이라 명했고 그대로 영역하여 옐로스톤. 국립공원도 강의 이름을 그냥 차용.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되었다 한다.


더불어 이곳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인 폭포도 감상. 이 폭포도 옐로스톤 강의 일부이다.

이곳에는 두 개의 폭포가 있다. 어퍼 폴스와 로우 폴스. 위 폭포와 아래 폭포.

아쉽게도 여기서는 아래 폭포밖에 볼 수 없다. 둘 다 보고 싶지만 오늘은 비행기를 타야 하는 날이다.

아쉬움 속에 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름도 그랜드 캐년 오브 더 옐로스톤이다. 폰이 아니라 어떤 값 비싼 카메라로도 담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좋은 시간 만들어 준 사위와 딸에게 감사하며 담지 못 한 경치는 아내와 나의 가슴속에 인증샷으로 남겼다.


f_755Ud018svczm8989v83z4r_q3rq1l.jpg 아티스트 포인트 전망대. 그랜드캐년 오브 더 옐로스톤과 로우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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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e_3733jf_5_81dUd018svcjihxilfole0w_chcw4l.jpg 옐로스톤의 진정한 주인들. 사슴과 곰


지구는 둥글고 삶에도 여행에도 막다른 골목은 없다.

다음은 히피의 고향 샌프란시스코와 세계 최고의 암장을 자랑하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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