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여행
에어비엔비를 이용한 숙소에는 짐만 내리고 바로 스탠퍼드 대학으로.
미국 서부의 아니 세계에서 알아주는 명문이자 혁신적이고 강한 창업 정신의 산실로 오늘의 실리콘 밸리를 만든 일등 공신이라는 대학이다. 은퇴 교사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너무 늦었다. 학생들은 하교했고 학교 부지는 너무 넓다. 세계에서 최고로 넓은 학교 중 하나란다. 33만 제곱 km란 단어는 상상도 못 하겠다. 게다가 학교에 대해 아는 것도 없다. 자유 여행의 단점 중 하나.
큰 건물 앞에서 인증 사진만 찍고 학교 앞의 카페로.
예상대로 노트북 열고 열공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그 풋풋한 기운이라니! 부럽다. 역시 젊음은 좋은 것이여.
도서관 보다 술집을 더 많이 다닌 내 젊은 날이 후회스럽다. 다시 돌아간다면....
나나 아내나 여행 나서면 로컬 음식을 즐긴다. 한식을 좋아는 하지만 여행지의 음식을 맛보는 것도 여행의 한 즐거움이라 믿는 사람이다.
이곳에서는 꼭 먹어야 한다는 블루보틀 커피 한 잔씩.
여기는 스시리또란 음식이 유명하단다. 억울하지만 미국에서 회는 스시란 일본말을 사용한다.
회를 중간에 넣은 김밥 같기도 하고 샌드위치 비슷하기도 한 음식을 사서 숙소로.
운전하는 사람 생각해서 한국계 횟집에서도 참은 와인도 한 잔.
나는 소주파다. 와인보단 오히려 소주나 위스키가 체질이지만 술 즐기지 않는 식구들 틈이라 가벼운 와인으로 오늘의 여행을 반추하고 내일을 생각한다.
와인 마시며 한 가족 간의 담화 중 하나.
숙소가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이다. 중국 가구가 많다 했더니 주인이 중국계란다.
1층이 차고 겸 창고다. 차 두대를 주차하고 그 옆에 공구와 다른 것들을 놓아둔다.
바로 이런 집에서 애플이 태어났단다. 차고 한 귀퉁이에서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컴퓨터를 제작 판매한 것이 애플 탄생의 신화란다. 샌프란 마지막 여행지가 애플 회사다. 내일은 금문교로 간다.
여행의 기대는 피곤을 이긴다. 아침 일찍 떠진 눈. 샌프란시스코 산책. 조깅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몇 분 걷지 않아 학교다. 학교 앞 풍경은 어디나 비슷하다. 활기 찬 학생들 앞에 교통 정리 해 주시는 어머니. 우리나라와 차이점은 팻말을 든 분이 계속 길을 건너 다니신다. 힘들겠다는 생각. 학교 안을 살피니 학생들이
아침 운동을 하고 있다. 알아보니 체육 중학이란다. la와 차이점은 자전거 통학생이 많다는 점.
la에서는 이동 수단의 자전거는 본 적이 별로 없다. 이곳은 경사진 곳이 많다. 그런데도 자전거가 많다.
금광 붐이 불었던 샌프란. 세계의 가장 진취적인 분들이 금을 찾아 모여들던 곳. 극심한 반대를 이기고 건설해 지금은 샌프란의 랜드마크가 된 금문교! 무엇인가 활기가 느껴지는 샌프란시스코다. 편견인가?
마음껏 걸어보고 싶지만 오늘 여정이 금문교다.
금문교! Golden gate bridge.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뛰지만 사실은 금광과는 상관이 없고 다리가 놓인 해협이름이 금문해협이다. 금광을 찾아 세계인들이 모여들고 이, 삼십 년 후에 놓인 다리다.
그래도 금문교란 명성이 퇴색되지는 않는다. 지진대 위의 금문해협, 빠른 조류와 시야를 방해하는 안개, 대공황 당시의 자금 문제등 많은 반대를 이기고 건설된 금문교!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 시 미국 쪽과 캐나다 쪽의 야경을 비교한 경험이 있다. 화려한 미국과 불 꺼진 캐나다.
가이드의 말씀! "미국은 세계 최강 영국과 독립 전쟁을 치렀고 캐나다는 아직도 영국 보호령이다."
미국이 훨씬 진취적인 기질이라는 말씀.
금문교를 들어선 첫 느낌. 관광지다. 양편 인도에 사람과 자전거들. 우리도 걸어서 건너고 싶다.
그렇지 샌프란의 랜드마크 금문교. 나는 지금 할리우드 영화를 보듯 금문교를 보고 있는 것이다.
현실은? 비싼 집값에 캠핑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주민들과 마찰을 일으킨다는 뉴스, 좀비 샌프란이란 마약 관계 뉴스. 극심한 빈부 격차. C.C.R의 노래가 생각난다. "누가 이 비를 멈추어 줄 것인가"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에 의한 뉴딜 정책은 황금 사슬에 묶여있다." 씁쓸한 마음에 노래를 흥얼거리며 총길이 2,700m가 넘는 현수교를 넘는다.
다리를 건너 마린 헤드 시티 행 안내판이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댄다. 역시 만원. 사위는 주차장 옆에서 자리 나기를 기다리고 나는 금문교 사진을 찍는다. 오렌지색 다리가 아름답다. 안갯속에서도 잘 보이는 색이란다.
아내와 가족 모두 만족. 현실이 어떻든 여행은 역시 낭만이다. 미국의 현실을 내가 걱정해야할 이요라도?
진보적이고 진취적인 기질만 배워 가면 된다.
금문 해협의 빛나는 윤슬의 배웅을 받으며 소살리토 시티로.
소살리토 시티! 차에서 내리는 순간 느껴지는 품위. 무척 고급스럽다는 느낌.
부자들의 별장이 많고 예술가들이 많이 사는 도시다. 검색해서 찾은 이 도시의 설명 때문이 아닐까?
글쎄. 도시의 품위를 논할 정도의 안목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검색에 의한 선입견.
점심은 이곳에서 해산물 요리로. 예술의 도시라는 소살리토 구경.
우리나라에서 외제차가 부의 상징이듯 미국에서는 요트가 부의 상징이란다.
배 값에다 선착장 비용 세금은 모르니까 제외하더라도 보통 부자는 즐기기 힘든 고급 취미는 맞겠다.
이곳 조그만 도시에 요트 선착장이 예상보다 크다.
역시 부자 도시란 생각. 도시 구경하는 사이 구름이 잔뜩.
서둘러 숙소로. 금문교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억울함은 없다. 금문교의 야경은 제대로 못 보더라도 비 내리는 금문교 드라이브는 그 나름의 멋이 있다.
내일은 애플 회사 구경 후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