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
샌프란을 떠나 요세미티로 간다. 마음이 붕! 먼저 요세미티에서 묵을 준비를 위해 한인 마트로.
겉은 허름한 한인마트. 안으로 들어가니 예상 보다 물품도 다양하고 규모도 크다.
이곳은 실리콘 밸리가 가까운 곳이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다는 뜻. 이곳에 이런 규모의 한인마트가 하나 더 있단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란 말씀. 인도계가 없으면 실리콘 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지만 인구 비율로 따지면 한국도 만많진 않다는 뜻.
이곳 샌프란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일본의 반대를 이기고 세워진 소녀상. 실제 일본이 샌프란시스코와 도시 자매결연을 끊었다는 말을 들었다.
힘이 지배하는 미국. 샌프란에서만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강국? 집 떠나면 애국자 된다.
술 좋아하는 애비 위해 딸이 위스키도 한 병. 소주는 한국 가서 먹으란다. 칵테일 하면 소주나 와인보다 가성비도 낫다는 말. "아빠는 제발 가성비 타령 좀 하지 마라. 쓸 때는 쓰야지!" 미워하며 닮는다더니 싫어하던 내말을 옮긴다.
애플 본사 도착.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차고에서 출발한 애플이 반 세기도 안돼. 이렇게나 성장하다니!
성조기와 곰이 중앙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기와 함께 있는 한 입 베어문 사과의 애플사기가 경이롭다.
그런데 우리는 초청자는 고사하고 아는 사람하나 없다. 불청객이라는 의미다.
그 넓은 방문객 전용 주차장에 차를 댈 곳이 없다. 몇 바퀴를 회전해서 빈자리 찾아 주차. 애플의 힘 실감. 회사의 겉만 구경. 실리콘 밸리의 좋은 기운을 받아간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으며 요세미티로!
미국 진짜 크다! 남한 크기의 네 배가 넘는다는 미국의 주 하나. 산에 소들이 한 두 마리씩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다. 이곳은 열대 사막 기후. 물이 귀해서 대량 방목을 못 하는 게 아닌가 추측.
그런데 젖소는 아니다. 젖을 짜야하니 한 곳에 모을 수밖에 없다.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얼핏 봐도 몇 백 마리는 될 것 같은 젖소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 지붕이 있는 농장의 규모도 우리나라와는 비교 불가다.
캘리포니아 하면 먼저 떠오르는 생각. 할리우드, 실리콘 밸리.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오렌지로 대표되는 선키스트. 캘리포니아 크랩, 아몬드, 자체 브랜드의 우유까지 있다고 한다. 첨단 과학에 지하자원, 농, 어업까지. 부럽다 못해 배가 아프다.
끝이 보이지 않는 농장에는 비포장 도로까지 개설되어 있다. 기후야 어떻든 관개농업을 하면 모든 땅을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 실제 LA에서도 길 가다 물 벼락 맞은 적이 있다.
감탄 반 우리 농업 걱정 반. 노인네의 쓰잘대기 없는 생각 속에도 차는 달린다.
옐로스톤, 그랜드 캐년과 함께 미국 삼 대 국립공원에 속한다는 요세미티로!
빨리 달리면 저녁은 요세미티 숙소에서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
운전하는 사위에 미안한 마음 전할 사이도 없이 요세미티 도착. 상상만 하던 바로 그 요세미티다.
당연히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앨 캐피탄. 해발이 아닌 실제 높이 900m의 화강암 덩어리.
모든 암벽 등반가들의 꿈의 암장. 앨 캐피탄! 사진 몇 장 찍고 나니 눈에 들어오는 폭포.
북미에서 가장 높은 폭포 중 하나라는 요세미티 폭포다. 750m의 높이.
오늘은 여기까지다. 당연히 모두 초행길이다. 모르는 길을 gps에 의지해 숙소까지 가야 한다.
이곳이 바로 요세미티의 핵심인 요세미티 밸리다. 진짜 즐거움은 내일의 몫이다.
다행히 해 지기 전 숙소 도착.
아직은 남자들이 살기 편한 세상이다. 여자들은 저녁 준비.
나는 손녀 안고 숙소 주위를 살핀다. 요세미티에 석양이 비친다.
당연히 인증 샷 한 장. 좋아하는 산이 있고 초록의 잎들이 있고 거기다 벽난로까지.
나는 나무 멍, 불 멍, 물 멍까지 모두 좋아한다. 아니 게으른 탓인지 멍 때리는 건 모두 좋아한다.
여행의 피로에 모두 잠든 시간에 페치카 앞에서 혼자 불 멍!
당연히 손에는 위스키로 내가 직접 만든 칵테일도 한 잔.
조기 교육 덕인지 초등 4학년의 외손녀가 인공 암벽을 즐기고 있다 한다. 세월 참!
내일은 앨캐피탄을 정중히 관광하고 그 유명한 터널 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