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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덕 식당 김경민 대표 인터뷰 4

인터뷰 1 https://brunch.co.kr/@ycground/6

인터뷰 2 https://brunch.co.kr/@ycground/17

인터뷰 3 https://brunch.co.kr/@ycground/19



팔덕 식당에 찾아온 손님들과 김경민 대표


-팔덕 식당은 뭘 파는 곳이에요? 진짜로 파는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희는 단순히 등갈비를 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를 판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맛있는 등갈비를 통해 즐거움, 감동, 에너지를 파는 곳입니다. 손님들이 우리 가게에 와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고객분들에게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걸 하시나요?

: 여러 가지 합니다. 일단 점심이나 저녁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합니다. 라디오 진행자처럼요. “안녕하세요. 팔덕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민입니다. 오늘은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어봤어요......” 출근하면서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하면 고객들이 즐거워할까 하면서 매번 다른 멘트를 만들어서 갑니다.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이야기할 때 손님들이 들어오시거든요. 그러면 일단 즐겁게 입장하세요. 어디 식당을 가도 사장이 마이크 잡고 라디오 진행자 흉내를 내는 곳은 없으니까요. 제 이야기가 끝나면 "자! 전원 주목!" 하면서 일하는 직원들이 전부 "예!"라고 대답을 하고 제가 '전원 인사!"를  외치면 전 직원이 "감사합니다."라고 장사를 시작해요. 활기찬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거든요. 


-가게에서 북을 친다고요? 싫어하는 분들도 계실 건데요. 조용히 밥 먹으러 가서 무슨 이런 날벼락같은 일이.

:일단 정확히 말하면 북은 아니고 젬베이고요. 당연히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럼 다시 안 오시기도 하고요. 가끔씩은 시끄럽다고 조용히 해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러면 정중히 나가 달라고 부탁을 드립니다. 


-진심으로 손님에게 나가라고 하신다고요? 손님이 많아져서 초심을 잃으신 건가요?

:아니에요. 그런 게. 팔덕 식당을 찾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런 넘치고 활기찬 에너지와 그런 분위기가 좋아서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가보라고 하고요. 그런데 손님 한 두 분 때문에 우리의 매력을 잃어버려야 한다면 제가 하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어요. 세상의 모든 고객들을 다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요. 팔덕 식당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더 많이 만족시키고 저희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을 찾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과 설악산을 다녀온 팔덕 식당 대표. 총을 왜 가져갖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또 다른 건 없나요?

:가게에 조그만 무대가 있어요. 제가 거기 올라가서 뽑기 게임도 해요. 1등 하면 그날 식사 무료. 2등은 1만 원짜리 상품권. 그다음에 3등 하면 5천 원짜리 상품권. 4등은 그냥 쿨피스 하나. 5등은 꽝. 이렇게 해서 선물들을 나눠주고는 하죠. 이런 소소한 이벤트로 손님들이 팔덕 식당에 와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좋아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가게에 마이크가 있는데 제가 계속 이야기를 해요. MC처럼요. “자. 가끔 보면 인터넷에 이 식당 초심이 변했다고 이야기 올리시는 분들 많은데 저는 초심이 하나도 변한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고객들을 돈으로만 보고 있고 처음에도 고객들을 돈으로만 봤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초심이 변한 게 아닙니다. 초심을 잘 지켜가고 있는 중이니까 많이 응원해주십시오.” 이러면 이제 웃기잖아요. 그러한 데에서도 웃어주시고. 제가 하는 멘트들이 되게 많아요. 식당에서. 그다음에 저희는 다른 식당과 다르게 4부제로 운영하거든요. 그러니까 식사 시간이 55분밖에 안 돼요. 그런데 진짜 빨리 드시는 분들은 20분 만에도 드세요. 조금 오래 드신다고 하시면 40분 드세요. 그런데 이제 50분 이상 넘어가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요. “제가 여러분한테 어떻게 노래 한 곡 선물해드려도 될까요?” 이러고 “김광석의 일어나 제가 불러드리겠습니다. 일어나~ 일어나~” 하면서 노래를 불러요. 


-아까도 말씀드렸는데 이런 상황이 불편한 분들이 분명히 계실 텐데요.

:H.O.T라는 가수가 떴을 때 전 연령층.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이 그분들을 다 좋아한 건 아니거든요. 팬들. 즉 마니아. 컨슈머들이 H.O.T를 띄워준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저는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 더 큰 만족을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즐거움, 에너지와 감동이라는 가치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에게 더 잘해드리고 싶습니다.


감동적인 것도 많이 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서 자주 오시는 단골분이 오늘 되게 표정이 안 좋아 보이세요. 그러면 제가 가서 “인력거 투어 한 시간 쏴드릴까요?” 하면 “네.” 이래요. 제가 차 한 잔 사드리고, 따뜻한 담요도 덮어드리면서 “오늘 표정 안 좋은데 무슨 안 좋은 일 있으세요?” 이러면 “사실 사회초년생인데 너무 힘들어서.” 그러면 조언도 해주면서 인력거 투어를 같이 안양천을 싹 한 바퀴 돌아요. 딱 한 시간 걸려요. 그리고 내려주면 DM을 보내요. 사장님 가고 나서 저희 둘이 엄청 울었다고. 이런 감동 같은 것도 뒤에서 선사해주고 그런 거 있어요. 


그다음에 손님들이 실수로 물 쏟잖아요, 이렇게. 그러면 제가 중간에서 “띠이- 띠이- 띠이- 띠이- 9번 테이블 물 쏟았다. 빨리 가서 치워.” 이러면 직원들이 엄청 빨리 달려가서 치워주는 그런 서비스. 그런 것도 하고 여러 가지로 많은 에너지와 즐거움과 감동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버스킹을 하고 있는 김경민 대표. 장래희망은 가수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업이 그렇듯이 단골이 많아야 사업이 꾸준히 성장을 할 수 있잖아요. 단골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제가 믿는 중요한 가치를 계속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부 손님들은 원성이 있을 수도 있어요. 인터넷에 댓글도 많이 달립니다. “여기 너무 시끄러워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음.” 이런 식으로 해서 이야기도 많이 하세요. 하지만 이 시끄러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분명 저희가 잘되고 있는 것일 거 아니겠에요? 그걸 계속 지키면 돼요. “야. 시끄럽대. 얘들아. 조용히 하자.”라고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안 돼요. 모든 업이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가치를 세우고 자리를 잡는 게 시간이 걸리거나 어려울 수 있지만 정확히 확립이 되면 그걸 밀고 나가야 해요. 꾸준히 저희의 색깔을 유지해나가는 게 단골이 생기고 그 단골이 다른 손님들에게 소개해 주는 것 같아요. 


-내가 사람들이랑 팔덕 식당 이야기를 하면 성공 요인이 사장님의 쇼맨쉽에 있다거나 그냥 재미있는 가게라서 잘 됐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옆에서 봤을 땐 음식에 대한 열정이 정말 뛰어난 데 그 이야기를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습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팔덕 식당을 보고 음식보다 다른 외적인 부분에만 신경을 쓰실까봐 이야기를 꼭 다루고 싶었습니다. 

: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열정은 정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처음에 제가 개업하자마자 만들었던 음식을 지금 먹어본다면 쓰레기라고 했을 거예요. 제가 처음에 판 음식이 대충 판 음식이란 뜻이 아니라 성격 자체가 애초에 만족을 못하는 성격입니다. 음식의 맛에 관해서요. 예를 들면 고기의 두꺼운 부분은 질긴 게 당연하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전 그게 안돼요. 두꺼워도 어떻게든 부드럽게 만들어야 해요. 손님들은 모르실 수도 있지만 내가 먹어 봤을 때 작은 잡냄새라도 느껴지면 안 팝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건데 실제로 그날 장사 안 합니다. 당연히 오픈전에 오셔서 대기하고 계신 손님들에게 엄청 미안하죠.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최고의 음식만 제공하는 게 저의 신념입니다.


-금전적으로 손실이 크지 않나요? 

:엄청 크죠. 음식을 미리 다 해둔 건데요. 하지만 돈보다는 제가 판매하는 제품에 관한 자존심인 것 같아요. 대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셨고 주례도 봐주신 은사님이 계십니다. 제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해주신 조언이 있습니다." 야. 네가 어떤 사업을 하건 네가 파는 제품에 관해서는 최소한 해당 도에서 네가 가장 많이 알아야 해. 경기도에서 네가 장사를 하니 넌 네가 파는 등갈비에 관한 지식으로는 최소한 경기도 1등이 되어야 한다." 대학교 수업하실 때도 이런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제가 사업을 잘 해내려면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등갈비로 1등을 하려면 여기에 관련한 지식을 엄청 쌓아서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야 해요. 저희를 따라 하는 브랜드도 있고 이제 쫓아올 브랜드도 있을 건데 저희가 무조건 제일 맛있어야 해요. 제가 맛에는 정말 완벽주의자 적인 성향이 있어서 늘 " 이 정도면 되겠지."가 안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라고 매번 새로운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장사를 5년을 했는데도 아직도 아침에 이런저런 시도들을 계속해요. 이 테스트들을 기록한 일지도 엄청 많아요. '테스트 1, 2019년 1월 27일 아침 10시'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해둬요. 등갈비찜에 들어갈 버섯의 수분량도 잽니다. 버섯이 항상 완벽하게 신선할 수는 없어요. 사람도 늘 항상 컨디션이 100% 좋을 수 없는 것처럼요. 그러면 아침에 육안으로 보면 괜찮은데 점심시간이 넘어가면 약간 안 좋아질 수도 있어요. 당연히 시간이 흐르니까요. 그러면 저희는 60℃ 온장고에 버섯 100g을 넣어놓고 그다음에 3시간 동안 말려요. 그다음에 그거를 다시 그램 수를 재요. 버섯의 수분이 날아가기 전 그램 수와 수분이 날아간 후의 그램 수를 잰 다음에 버섯의 수분량을 파악해요. 그다음에 그날의 CMS를 조정해요. CMS는 쿠킹 매뉴얼 셋이라는 건데 가장 최고 담당자인 제가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저 다음 최고 담당자가 오늘은, CMS는 이제 first (hit?)***라고 해서 FH, second (hit?)***라고 해서 SH, 그다음에 third (hit?)***라고 해서 TH. AC라고 해서, addition cooking이라고 해서 추가 조리. 총 4단계를 들어가는데 그 시간을 CMS를 다 맞춰요(전공자가 아닌 글쓴이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마스터가. 그다음에 콩나물 수분량도 조절해서 맞추고. 그다음에 심지어 파 들어갈 때 파는 흰 파 40g, 하얀 파 40g. 그다음에 버섯은 180g. 콩나물은 몇 그램 이렇게 해서 다 들어가요. 그다음에 콩나물의 수분량은 어떻게 파악하냐면 콩나물을 보에 둔 다음에 이거를 힘껏 짜요. 힘껏 짜요, 진짜. 국물이 하나도 안 나올 때까지. 그다음에 짜기 전 그램 수와 짜고 나서의 그램 수를 잰 다음에 CMS에 반영을 해서 넣는 공식이 저희 나름대로 수치로 다 짜여 있어요. 보통 식당 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수치화 하긴 쉽지는 안 해요 저는  창업 전에 일했던 회사에서 품질, 생산, 영업 관리를 담당했었는데 거기서 이런 일을 했어요. 그게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렇게 맛에 집착하는 이유는 아까 말씀드렸는데 완벽주의자 적인 성향 때문이긴 해요. 도무지 만족이 안됩니다. (이어서 다음 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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