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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덕 식당 김경민 대표 인터뷰 3

인터뷰 1 https://brunch.co.kr/@ycground/6

인터뷰 2 https://brunch.co.kr/@ycground/17


-아까 팔덕 식당에는 특이하게 직원도 있지만 창업을 배우기 위해 일을 배우는 제자도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지금 식당에 일하시는 분들은 모두 몇 분이신가요?

: 주방에 계시는 이모님들까지 포함하면 총 14분이십니다. 테이블은 11개고요.


-창업을 배우기 위한 직원, 즉 제자들을 채용하는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 창업을 하면서 나는 잘되면 누군가에게 나의 사업 노하우를 가르쳐야겠다고 생각을 하셨나요?


:아니요.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사업 초기에는 정신이 없었어요. 정말 다른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가게 처음 시작할 때는 목표가 순수익 400만 원이었어요. 그만큼만 벌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첫 달에 순수익이 천만 원을 벌었어요. 그 바쁜 와중에요. 매출이 아니라 순수익이에요. 제가 실제로 가져가는 돈이요. 둘째 달은 2천만 원이 되더니 세 번째 딸은 3천만 원이 되더라고요. 진짜 나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어요.


지금은 저것보다 더 벌어요. 돈을 버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월요일마다 가게 휴일이었는데 정말 돈을 엄청 쓰고 다녔어요. 비싼 명품도 사고 일 인분에 25만 원짜리 식사도 하고요. 생각하지도 못했던 돈이 들어오니까 그냥 그 순간들이 너무 좋았어요. 고생했던 거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을 하면서요. 그런데 그냥 6일 똑같은 일을 하고 하루는 쇼핑을 하는 삶이 6개월이 되니까 별로 이것도 재미가 없는 거예요. 하면 할수록 더 행복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준비한 재료가 소진되는 맛집의 포스!


-배가 아파서 이런 이야기는 진심으로 별로 안 듣고 싶지만 끝까지 들어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계속 이어서 하겠습니다. 내가 진짜 이런 생각을 할지는 몰랐습니다. 행복이 뭔지 일을 하는 진짜 이유가 뭔지 그런 근원적인 고민들이요. 그러던 중에 대학교 후배가 찾아왔습니다. 저처럼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야. 돈만 번다고 다 좋은 건 아니더라"라고 이야기를 했죠.


-돈 못 버는 사람들에게 그런 충고는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저도 돈이 많아서 행복에 관한 근원적인 고민을 해보고 싶습니다.  

:후배가 그랬어요. "일단 무조건 돈을 벌고 싶다고요." 그래서 우리 가게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죠. 일하는 동안에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알려줬습니다. 7개월 정도 일한 걸로 기억을 합니다. 그리고 창업을 했죠.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서 도와줬어요. 그런데 이 친구도 소위 말하는 대박 가게가 된 거죠. 첫 달부터 매출도 잘 나오고 저에게 엄청 고마워하는 거예요. 진짜 인생의 은인이라고요. 계속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죠. 여기서 약간의 희열을 느꼈어요. 내가 가진 잔재주로 누군가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 일에 집중을 더 하기로 했어요. 처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고 그 사람이 잘된 경험이 저에겐 엄청난 삶의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사업의 목적을 돈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거에도 초점을 맞추게 되었거든요.


-제가 듣기론 무조건 장사를 배우러 온다고 무조건 받아주는 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오픈한 팔덕 식당 가맹점이 12개입니다. 그 말은 12명이 일을 성공적으로 배우고 창업을 한 건데요. 그동안 창업을 하겠다고 일을 시작하신 분들이 300분이세요. 그중에 12명만 창업을 하셨죠. 일단 면접을 통해서 채용을 하고 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배우게 되는데 중간에 많이들 그만두세요. 엄청 힘들거든요. 아까 말씀드리지만 절대 쉽지 않습니다.


-그럼 300명 중에 12분만 생존하신 거네요?

:지금 본점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까지 합치면 20명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본점에서 창업을 위해 몇 개월 일을 하고 배워서 팔덕 식당을 차린 분들은 다 잘되셨나요?

:다들 못해도 평균 잡아서 순수익으로 천만 원씩을 버는 것 같아요.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하면 순수익이 매우 높은 것 같아요.

:맞아요. 분명 창업하기 좋은 아이템이에요. 


-팔덕 식당에서 창업을 배우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떤 걸 보고 뽑나요?

:먼저 1분 자기소개 영상을 보내달라고 합니다. 나름 내부에서 정한 기준으로 장사하시기 적합하신 지 판단을 합니다.  


-1차 인터뷰를 하면요?

:그럼 2차 면접을 진행합니다. 카카오 보이스톡으로 질문을 직접 드립니다. 일곱 가지가 있는데 저희 채용 담당 직원이 진행을 합니다.


처음 입사하면 신병 모자를 쓰고 일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이런 채용 시스템이 있었나요?

:아니요. 전혀 없었어요. 그냥 막 뽑았습니다. 일손이 달리니까 그냥 아무나 와도 다 받아줬습니다. 그런데 창업 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안 갖춰져 있다 보니 다들 힘들어하는 거예요. 일을 배우러 왔는데 그냥 일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제 입장에서는 이렇게 일을 하는 것도 다 배움의 일부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제가 그렇게 배웠으니 그냥 이런 방식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한 거죠. 처음 잘 된 사례가 있어서 저는 이렇게 하는 게 괜찮다고 생각을 했죠. 그러다가 제자들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관해 고민했고 이젠 어느 정도 괜찮은 교육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100% 완벽하다고 말씀을 드릴 순 없지만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까 보이스톡으로 질문을 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어떤 마음으로 일하실지를 물어보는 질문들도 있고 그래요. 바로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면 탈락하는 그런 질문들도 있습니다. 사업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진짜입니다. 절대로 그냥 "장사나 한 번 해볼까?" 해서는 성공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일단 제 기준에 사업이 안 맞으실 분들 같은 경우는 안 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면접을 진행하고 탈락시키기도 하는 거죠. 


-위의 두 과정을 통과하면 3차 관문은 뭔가요?

:저랑 면접을 봅니다. 전 딱 하나의 질문을 합니다. 이 책이 나가면 바뀔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첫째 "본인의 장점 중에 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어봅니다. 제가 원하는 대답은 이겁니다. "전 지금 젊음과 시간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걸 이용해서 팔덕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창업에 필요한 지식을 쌓아서 장사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전 돈 많은 분의 창업 아이템으로 팔덕 식당이 선택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런 시스템을 안 두겠죠. 돈은 없지만 젊은 열정과 기꺼이 본인의 미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이 잘되는 걸 보고 싶습니다. 팔덕 식당 가맹점을 하려면 가맹비가 얼마냐고 묻는 분들은 많습니다. 돈을 벌려면 가맹비 받고 다 차려드릴 수 있죠. 하지만 저에게 그건 중요한 가치가 아닙니다. 


-면접을 통과하신 분들은 얼마나 일을 하고 창업을 하시게 되나요?

:평균적으로 팔덕 식당 안양본점에서 1년 정도 일하시고 창업을 하세요. 근무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일합니다. 중간에 3시간 휴식시간 있습니다. 월급은 보통 267만 원씩 지급합니다. 아마 주휴 슈 당 포함해서 최저 시급 이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거든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잘 알죠. 멀리서 온 분들은 숙소도 제공합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모을 수 있으니까요.


지각을 하면 저렇게 일을 합니다.


-들어보면 좋은 조건인데 왜 300명이 들어와서 그 작은 숫자만 남았을까요?

:혹독합니다. 이 과정이요. 창업을 하고 싶어서 온 분들은 대부분 돈을 벌고 싶어서 팔덕 식당에 오는 겁니다. 돈을 벌기 위해선 개인적으로 제일 중요한 건 '돈을 벌려는 의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수하면 호되게 대하는 이유가 이거입니다. 정말 강한 의지가 있는지 보는 거거든요. 누가 뭐라고 했다고 그냥 기분 나빠서 그만 두면 나중에 창업해서도 잘되기가 힘듭니다. 사업하시는 분들을 아시지만 예상치도 못한 일들이 정말 많이 생깁니다. 똑같은 상황을 사람들이 겪어도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의지가 강한 사람들입니다. 


투자사들이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할 때 사업 아이디어도 보지만 대표도 많이 봅니다. 어려움이 생겼을 때 해쳐나갈 수 있는 강한 의지가 매우 중요하거든요. 


-못 버티고 나가는 사람이 많으면 대표님 욕을 하는 사람도 많다는 뜻 아닌가요? 

:많습니다. 욕을 먹어도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저는 이게 맞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강한 의지가 없으면 절대로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일 년 동안 성공적으로 교육 과정을 끝내고 창업을 하게 되면 어떤 걸 도와주시나요?

:창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도와줍니다. 본사에서요. 저희는 다른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본사와는 다릅니다. 보통은 모든 가맹점이 같은 콘셉트의 인테리어를 가지지만 저희는 가맹점주에 맞춰서 각기 다른 콘셉트를 잡아줍니다. 그래서 팔덕 식당 안양점에서 식사하신 분들은 다른 점에 가시면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하세요. 그런데 원래 다르게 콘셉트를 잡은 겁니다. 가맹점주가 원래 조용하고 숫기가 없으면 저처럼 노래하고 기타 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본인의 성향을 가장 비즈니스에 잘 어울리게 퍼스널 브랜딩부터 도와줍니다. 그리고 점주들에게 맞는 콘셉트로 인테리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인테리어 시공을 저희가 해주진 않습니다. 점주가 알아서 합리적인 금액에서 인테리어를 잘해줄 분을 찾으라고 하죠. 본사의 디자이너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드립니다. 하지만 저희가 제시하는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억지로 강요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디자인 적인 부분은 오롯이 점주가 혼자 결정하게 하죠. 다른 부분들은 계속 도와줍니다. 심지어 사업자 등록증 내는 것도 도와줍니다. 


-2020년 10월 현재 폐업률은 어떻게 되나요?

:한 군데 있어요. 아는 선배였는데 3개월 일하더니 나가서 창업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안된다고 했는데 선배라 뭐라고 강제할 수가 없었죠. 제가 봤을 땐 아직 배워야 할게 많았거든요. 예상이 틀리길 바랬는데 문을 닫았습니다.


-교육 내용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가 알고 싶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외식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이 그렇듯이 '의지'가 중요합니다. 근성이 중요하죠. 식당을 하는 데 무슨 근성이 필요해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실 건데요.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이해를 하실 거예요. 끝까지 해낸다는 의지가 없으면 힘들어요. 제가 자꾸 이야기를 하는 이야기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일단 처음 들어오면 근성을 파악하기 위해 그냥 설거지만 시킵니다. 원래는 이 일을 이모님들 두 분이 하시는 일이에요. 주방에서요. 새로 누가 들어오면 일단 이 이모님들에게 유급휴가를 드립니다. 조건은 전화하면 언제든 30분 안에 오실 수 있는 조건으로요. 그리고 새로 온 친구는 2주 동안 설거지만 합니다. 팔덕 식당같이 손님이 많이 오는 가게에서 설거지는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원래 2분이 하시던 일을 혼자서 하니 더 힘들 수밖에 없죠.


-첫째 날에 그만두시는 분들이 있나요?

:많죠. 엄청 많아요. 첫째 날 브레이크 타임 때 친구 만나러 간다고 하고 영영 안 오는 친구들도 있고요. 주방에서 뒷문으로 그냥 도망가는 분들도 있었어요. 정말 많아요. 


그리고 설거지를 끝내면 홀로 나와서 상만 닦아요.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는 새로 왔습니다.'라는 모자를 계속 닦는 겁니다. 모자 때문에 아무도 말을 안 겁니다. 하루에 팔덕 식당에 400팀 정도가 오시는 데 그 상을 다 닦는 겁니다. 그걸 2개월을 합니다. 


정말 상만 2개월 동안 닦으면 고수가 되죠. 휘파람을 불면서 닦을 경지에 다다릅니다. 장사를 안 하시는 분들이 보면 돈도 벌고 손님들과 이야기도 하고 즐거워 보이지만 항상 똑같은 일의 연속이에요. 아침에 나와서 손님들 맞이하고 조금 쉬다가 또 손님들 맞이하고 늘 같은 패턴이죠. 특히 등갈비만 파는 저희 같은 경우는 음식도 거의 똑같은 것만 계속 만들죠. 장사를 하려면 꾸준히 하려면 똑같은 일을 늘 최선을 다해서 하는 우직함이 필요해요. 보통 설거지하고 상닦기 하다가 반은 그만둡니다. 나중에 사업하면 겪게 되는 일을 미리 경험하는 건데요.


제가 이런 과정을 처음에 말을 안 하는 게 아니에요. 처음 오면 설거지와 상닦기만 할 거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럼 전부 다 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매우 힘들 거라고 이야기를 해도요. 몰랐던 일을 시켜서 당혹감에 그만두는 게 아니에요.


상 닦는 것도 고객 입장에서 보면서 합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말 힘들긴 하겠네요.

:일식 배우려고 큰 가게에 들어가면 5년에서 10년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식도 마찬가지고요. 처음에 들어가면 1년 동안 설거지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식당 같은 경우는 웍잡는데 3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을 가르칠 때 1년 동안 설거지를 시키는 건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어서 시키는 게 아닙니다. 근성을 보는 거예요. 일을 다 가르쳤는데 그냥 그만 두면 안되잖아요. 요리라는 일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티브이에서 보는 멋진 셰프의 삶이 다 가 아니에요. 하루 종일 주방에서 불과 칼이 있는 위험한 곳에서 몇십 년 일하는 건 진짜 힘들일이에요. 근성 없이는 절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음식점에서 일하다 온 친구들은 설거지를 시키는 이유를 알아요. 하지만 회사를 다니다 온 친구들은 "나는 장사를 배우러 왔는데 왜 설거지를 시키지?"라고 하는 경우도 있죠. 


면접 볼 때 한 달에 얼마 벌고 싶냐고 물어보면 "한 달에 천만 원씩 순수익으로 벌고 싶어요."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제가 진짜 그렇게 만들어 줄테니까 시키는 건 다 할 수 있냐고 물어봅니다. 물론 수치스러운 건 안 시킨다고 이야기해줘. 대신 정말 힘들 거라고는 이야기해요. 그래도 다들 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결국 반은 설거지와 상 닦이에서 그만두죠. 돈을 벌고 싶지만 어려운 일은 안 하고 싶은 거죠. 저도 개인적인 선택을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한 쉽고 편하게 벌리는 돈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사이드 메뉴인 메밀전 붙이기와 서빙하는 걸 시작합니다. 고객분들에게 서빙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콜라 주문이 들어오면 "콜라 나왔습니다."라고 보통 드리잖아요. 근데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따끈따끈한 콜라 나왔습니다."라고 이야기하라고 해요. 손님들이 즐거워하시거든요. "곤드레 밥 나왔습니다."보다 "갓 지어서 연기가 풀풀 나는 곤드레밥이 나왔습니다."라고 하면 훨씬 더 손님들이 좋아하시죠. 이걸 멘트를 다 각자 준비를 해보라고 합니다. 식당에 왔는데 손님이 즐거워하면 좋잖아요. 


메밀전은 따로 저희가 시간을 내서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선배들에게 알아서 배워야 합니다. 브레이크 타임이나 가게 오픈전에 배워야 하죠. 최소한의 배울 의지가 있는지 보려는 거죠. 곤드레 밥도 그렇게 배워요.


-그럼 이제 뭘 배울 수 있나요?

: 금요일 10시부터 11시까지 교육을 제가 직접 진행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 참석하려면 5개월 이상 근무를 해야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때 마케팅, 브랜딩을 포함해서 등갈비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과 팔덕 식당이 잘되는 내 나름대로의 분석과 다른 브랜드가 왜 잘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팔덕 식당 등갈비와 곤드레밥


-등갈비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은 어떤 내용인가요?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해서요.

: 본인들이 팔아야 하는 음식이라 세부적인 정보부터 다 일러줍니다. 코로나 때문에 못 가긴 하지만 원래 제가 스페인에 3개월마다 갑니다. 저희 등갈비를 공급해주는 업체에 가서 품질을 확인합니다. 상태가 기준을 통과되면 컨테이너에 실어서 배로 보냅니다. 한 달에 한 컨테이너씩 받습니다. 스페인에서 출발한 등갈비는 부산항에 들어옵니다. 그러면 그걸 용인의 창고에 가져와서 보관을 합니다. 그리고 수원으로 조금씩 들어가죠. 그리고 정확히 48시간씩 해동을 하고 손질을 합니다. 고기가 2개월이 지나면 헤모글로빈이 산화가 되면서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제가 직접 수입해 오지 않으면 양질의 등갈비를 꾸준히 공급받기 힘듭니다. 그래서 힘들어도 들여오는 겁니다. 이렇게 들어온 등갈비는 손질 후 각 매장으로 배달이 됩니다. 소스는 제가 공장에 의뢰해서 제작 후 각 매장으로 보냅니다. 양념 소스랑 고기를 그냥 섞는 다고 맛있는 등갈비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점도, 점성, 고기의 숙성도, 채소의 수분기에 따라 맛이 바뀌기 때문에 이런 작은 디테일들을 신경 써야 맛있는 등갈비가 나옵니다. 저희 매장에 보면 FCW, SSW, SST, BPT, CMS, FH, SH, TH와 같은 전문 용어들이 엄청 많이 쓰여 있는데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등갈비를 만드는 각 과정들을 다 설명합니다. 등갈비 만드는 과정은 따로 1:1로 교육합니다. 예를 들면 침으로 찔렀을 때 이 정도의 부드럽기가 나와야 하고, 결이 느껴지면 안 되고 와 같은 세세한 내용을 가르칩니다. 부드럽지만 결이 느껴지지 않는 고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희끼리 퍼펙트 립(Perfect Rib)이라고 완벽한 등갈비가 만들어지면 PR이라고 부릅니다. PR을 항상 만들어 내게 교육시키죠. 창업 전 본점에서 등갈비를 만드는 과정을 계속 실습하게 됩니다. 


고객에게 받은 정성 듬뿍 담긴 엽서


-등갈비 만드는 과정까지 배우면 이제 창업을 하는 건가요?

: 바로는 아니고 이렇게 다 배우고 이 사람은 지금 당장 창업해도 방문하는 손님들이 좋아하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야 창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사업도 인성이나 인격이 매우 중요해요. 결국 사람을 만나고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해서요. 그런 덕목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을 합니다.  


-팔덕 식당은 빨간색이 많습니다. 간판도, 유니폼도, 인력거도 다 빨간색이에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고춧가루가 빨간색이니까요. 제가 매운 음식을 팔잖아요. '맵다'라는 생각이 들면 머리에 스치는 색깔이 빨간색이잖아요. 그래서 빨간색을 계속 씁니다. 빨간색을 보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팔덕 식당이 떠올랐으면 좋겠어요.(인터뷰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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