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진목 4.3 유적지, 오조리, 혼인지
섬에는 우수가 있다. 이게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이 마음 갑갑하게 만드는 이유다. 오늘날 제주에는 달콤함과 떫음, 슬픔과 기쁨이 뒤섞여 있다. 초록과 검정, 섬의 우수, 우리는 동쪽 끝 성산 일출봉 즉 ‘새벽 바위’라 불리는 이곳에서 느낄 수 있다. 바위는 떠오르는 태양과 마주한 검은 절벽이다. 한국 전역에서 순례자들이 첫 해돋이의 마술적인 광경의 축제에 참석하러 오는 곳이 바로 여기이다.
1948년 9월 25일(음력) 아침에 군인들이 성산포 사람들을 총살하기 위하여 트럭에서 해변으로 내리게 했을 때 그들의 눈앞에 보였던 게 이 바위이다. 나는 그들이 이 순간에 느꼈을, 새벽의 노르스름한 빛이 하늘을 비추는 동안에 해안선에 우뚝 서 있는 바위의 친숙한 모습으로 향한 그들의 눈길을 상상할 수 있다. 냉전의 가장 삭막한 한 대목이 펼쳐진 곳이 여기 일출봉 앞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1948년 4월 3일에 제주에서 군대와 경찰이 양민학살(인구의 10분의 1)을 자행한 진부한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오늘날 이 잔인한 전쟁의 기억은 지워지고 있다. 아이들은 바다에서 헤엄치고, 자신들 부모의 피를 마신 모래에서 논다. 매일 아침 휴가를 맞은 여행객들은 가족들과 함께 바위 너머로 솟는 일출을 보기 위해 이 바위에 오른다. 숙청 때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들을 잃은 시인 강중훈 씨 조차 시간의 흐름에 굴복했다. 그가 아무것도 잊어버리지 않았다면- 그의 시 한 편이 9월 25일의 끔찍한 흔적을 지니고 있다.- 그걸 뛰어넘을 필요성도 알고 있다.
<르 클레지오 의 “제주 기행문” 중에서 >
혼인지 전설 내용 요약 : 혼인지는 제주시 삼성혈에서 솟아난 고, 양, 부 세 신인이 동쪽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를 맞아들여 혼례를 올렸다는 전설이 있는 연못이다. 옛날 세 신인이 자줏빛 흙으로 봉하여진 나무함이 동쪽 바닷가에 떠밀려와 이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돌함이 들어 있었다. 돌함을 열었더니 푸른 옷을 입은 세 처녀와 송아지·망아지와 오곡 씨앗이 들어 있었다. 이 세 여인은 벽랑국의 공주들로, 세 신인은 나이에 따라 세 공주를 맞아 혼인지에서 목욕하고 혼례식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그때 나무함이 발견된 곳은 온평리 바닷가 ‘쾌성개’라 하며, 이것이 떠오른 곳을 ‘황루알’이라 한다.
비추천 이유 : A코스가 더 걷기 어려운 길이라서 과감하게 선택을 한 것인데, 산길을 선택하면서 기대를 했던 것들이 없고, 걸으면서 볼 만한 것들도 별로 없다. 산길 사이의 포장도로를 지루하게 걸어가는 느낌을 쭉 가지고 걸었다. 포장도로다 보니 발바닥이 점점 아파 오기 시작했다. 중간에 오름이 2개 있는데 역시 무언가 큰 감흥을 주기에 부족해 보인다. 이 코스의 추천 장소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으로 관람을 안 한 사람은 꼭 관람을 추천한다. 근데 올레길을 걸으면서 가기보다는 다른 여행에서 들르는 것을 더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