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음의 창이라는데...
눈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면서
몸의 상처를 통해 나의 속살을 처음 보았다.
눈동자의 현란한 움직임
눈 속의 날파리는 (아니 모기란다)
그 모기는 무엇을 노리고
호시탐탐 염탐을 멈추지 않는다.
술 먹은 아침
쓰린 속과 흔들리는 머리를
한번 빨아서 널어놓고
투명한 햇빛 아래 깨끗하게 말려주면 좋을 것 같은 때도
그 아픔은 명징하게 보이지 않았다.
눈의 노화로 생기는 것인데
참고 지내면 의식되지 않게 적응이 되리란 의사의 말은
무지의 다른 표현이거나
선담(禪談)처럼 들린다.
외부를 빨아들이던 눈이
동공을 열고 자신의 속살을 낱낱이 보여주게 되었을 때,
열린 동공 속으로 들어가보면
‘내 마음의 속살도 보일까’를 생각하다,
눈동자의 현란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모기의 비행을 통해
마음 속 불안과 마주하고,
눈을 멈추면
비행도 멈춘다.
* 사진 : pixabay (by bni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