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by 깡통로봇

종종걸음을 밀어주는 바람이 차다.


붉어졌던 잎들이

아쉽다는 눈길 한 번 주질 않고

신호등에 길 건너가자

겨울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건너편 건물에 걸린

괜찮게 다 잘 될 거라는 응원 현수막이

괜찮지 않은 마음들에 걸리질 못하고

바람에 흔들거리는 걸 보다

붕어빵 굽는 냄새에

건널목 앞에서 발길이 잡혔다.


봉투에서 유영하던 하나를 손에 쥐니

붕어의 미소가 정겨워

팥이 듬뿍 든 놈을

한 입 가득 베어무니

혀를 노리고 덤벼든 뜨거움이

급한 자의 반성을 부르고

씹지도 뱉지도 못하고 헉헉대던

그 몇 초의 시간이 남아

기억이 따뜻해진다.


종종걸음을 걷는 이유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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