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가득 채워진 들판
텅 비워진 나무 그늘에 자리를 깔고 누워
나무 그림자가 조금씩 움직이며 만드는
명암의 경계를 멍하니 지켜본다.
1억 5천만 km를 달려와서
어린 풀잎과는 순한 초록으로 빛나고
장미꽃잎과는 빨갛게 어우러진 햇빛은
물 위로 비친 반짝이는 제 얼굴을 보고서는
주체할 수 없는 환한 웃음으로 몸을 뒤척인다.
부딪혀 빛낼 것을 만나지 못하면
또 어디까지 가야 하겠지만
만난 어느 것에도 소홀하지 않고
빛나게 스며드는 것이니,
보이지 않는 것들은 더 아름답기를 바라
분산된 물방울들 지나며
무지개 꽃 피워낸다.
* 이미지 출처 : Pixabay (by conger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