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냐나, 이름도 낯선 곳에서 몇 밤을 묵고
이제 떠나려는 아쉬움으로 산에 걸린 구름을 보다
개가 짖는 소릴 듣는다.
나는 그를 보지 못했고 그는 나를 향해 짖는다.
악의를 담지 않은 소리로 그는 외로움을 짖는다.
한참을 둘러 찾고서야
저 건너, 집 서너 개는 건너, 그 앞집 옥상 구조물 사이 너머
짖고 있는 존재를 본다.
소리는 공간을 지배하는 힘이 있다.
보이질 않는데도 그는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고
나는 손을 흔들어 외로움에 답한다.
그의 짖음이 절실하지는 않았으므로 나는 안심을 한다.
그는 보았다.
흔드는 손에 그는 반가움으로 답하다 슬쩍 자리를 피해 모습을 감춘다.
지루하거나 두렵거나.
그의 안정에 제 집만 한 곳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맘이 편해진다.
서성이는 눈길에 잠시 나와 ‘컹’ 하고 한두 번 짖어주고는
무심한 듯 다시 숨는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섬에 들어와 무언가를 찾아 돌아다니는 발걸음에는
외로움을 넘어 보려는 악의 없는 소리가 담겨있다.
언덕 하나를 넘어 돌면 나오는 해변들로 절박하지 않은 시간에 안심이 되었다.
그 소리도 담길 집이 있어 기쁜 날이다.
산을 가리키는 빛이 구름을 빛내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