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을 돈다

by 깡통로봇

쭉 그어진 직선을

자전거로 이어 달리는 것이 힘이 든 것은

땅이 둥글기 때문일까!

지구가 돌기 때문일까!

두 발로 페달을 저어 가다

심장 박동이 턱까지 치고 올라오게 힘듦은

앞서 달리는

친구들을 잘 못 만남 때문인 것은 분명한데.


해를 건너뛴 기억들이

같은 자리에 머물렀음을

강변 카페에 앉아 노닥거리다가 깨닫고는

화들짝 놀라는 웃음


길 따라 핀 작은 꽃들을 보며

마음을 줄여먹고 소박하자며

했던 다짐들이 머물렀던 시간들도

한해살이를 넘어 반복되는 듯하지만

꽃의 자리도 마음의 자리도 옛 것은 아니다.


장마가 왔다더니

비구름이 북쪽으로 일찍 올라가고 나서는

기록에 없다는 더위가 몰려왔다.


대서 장하는 가장 더운 계절

습한 기운이 절정을 이룬다.


힘을 쓰며 달릴 때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더위가

자전거를 세우자 급한 숨소리와 같이 몰려들어

잠시 서 있는 것도 힘이 든다.


쳇바퀴 도는 지구를 타고

잡스럽게 머리를 쓰다

다리를 움직여 바퀴를 굴리는 마음에는

다른 세상으로 달려 나가고 싶은

어릴 적 꿈이 담겨 있다.


균형을 제대로 잡기 힘든

비틀거리는 세상을 살다 보니

쭉 그어진 직선을

자전거로 이어 달리는 것이 힘이 든 것은

당연지사.


둥근 것도 친구도 더위조차도 잘못은 없다.


잠실철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