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어떻게 생기냐는 아들의 질문에 땀을 뻘뻘 흘리던 내가, 그 질문을 기다리는 엄마가 됐다...
성교육을 하다 보면 부모들이 대답하기 가장 힘들어하는 질문이 몇 가지 있다.
'섹스가 뭐야? 성폭행이 뭐야?, 게이가 뭐야?' 이런 말들을 들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 아래 선행되어야 하는 지식들이나 질문들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저 그 말 자체가 금기시되었던 가정 문화에서 자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 단어로부터 연상되는 불편한 것들의 경험들 또는 아이들이 그런 것은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이 말문을 막기도 한다.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고 하는 부모들은 먼저 답변하는 기술이나 멘트에 집중하기보다는 내가 왜 그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정말 잘 설명해주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요가 아니라 마음이 불편해서 못하겠어요라면 어떤 답변을 하던 아이는 당신의 표정에서 불편감을 온전히 읽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불편하다면 그 마음을 먼저 돌보고 관점을 넓혀서 생각해보고 내 아이는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를 기억한 후에 그리고 마음의 평온이 찾아온다면 대사 연습을 하길 바란다.
'아기는 어떻게 생겨?' 와 '고추는 왜 길어?'라는 질문은 하나의 설명으로 답해 줄 수 있다. 모두 아기의 탄생에 대한 설명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오늘 성교육을 하기로 결심하는 날은 별로 좋지 못하다고 했는데 만약, 오늘 꼭 이 얘기를 해주고 싶다면 여러분은 성교육 책이 아니라 자연 관찰책을 선택해야 한다. 삶의 틈새에서 질문을 받아하는 성교육과 가장 유사한 형태로 삶의 틈을 만들어서 하는 성교육 방법인데 아이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 도구를 선택해서 성교육으로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펭귄의 한살이와 관련된 책을 선택했다면,
성교육하는 어른 : 어머, 펭귄이 알을 낳았네. 추운 날씨에 알을 지키느라 고생이 많구나, 엄마 펭귄이 아빠한테 알을 돌보라고 하고 먹이를 먹으러 가네? 그런데 다시 못 돌아오면 어떻게 하지? 아빠 펭귄은 알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겠네... 슬프다. 우린 펭귄이 아니어서 참 다행이야. 우리 000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었거든!
아이 : 응? 왜? 어떻게?
어른: 사람은 알을 잘 지키기 위해서 알주머니를 몸안에 넣었거든.
아이: 사람도 알을 낳아?
어른: 펭귄처럼 크고 딱딱한 알은 아니지만 아기씨가 있지~ 그리고 그걸 지키는 아기집도 있고, 그런데 그 아기집이 몸밖에 있으면 어떨까?
아이: 다치거나 망가질까 봐 걱정돼
어른: 그래서 엄마 몸 깊숙이 넣었어. 그게 자궁이야(포궁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만 그건 나중에). 그런데 안전하게 하려고 자궁을 깊이 넣다 보니 문제가 생겼네.
아이: 뭐가?
어른: 아빠 씨를 넣을 수가 있어야 하는데 방법이 없어서... 엄마는 자궁을 지키려고 기다란 통로를 만들었는데 그 통로는 나쁜 세균도 들어올 수 없게 보초들을 세워놨어. 그런데 그 보초들은 아빠 씨앗도 못 들어오게 하지 자궁문 앞에만 보초가 없어
아이: 그럼 어떻게 들어가게 하지?
어른: (아이가 생각을 다양하게 해 볼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문 앞까지 보내줄 수 있는 방법) 오~ 맞아 그래서 주사기 기법을 생각했어. 주사기처럼 쑤욱 자궁문까지 넣어주는 거지~ 그리고 문 앞까지 가서 아기씨를 보내줘. 그래도 모든 아기씨가 엄마 씨랑 만나지는 못해. 그리고 아무리 많이 엄마 아기씨를 만나도 엄마 아기씨는 딱 하나, 최고의 아빠 아기씨만 선택하지! 그게 바로 우리 00이야!
오~ 선택받은 자여~ 정말 멋지십니다!
아이: 내가 선택받은 자야?
어른: 세상에 딱 하나만 있는, 최고의 엄마 아기씨가 선택한 최고의 아빠 아기씨의 작품이야!(그 작품이 엄마 아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 않도록 조심)
아이: 난 정말 멋진 작품이다~
어른: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모두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야. 그래서 서로를 소중하게 대해야 해.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 작품들을 예쁘다 못생겼다 말하기도 하지, 사람은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그냥 있는 그대로도 특별하고 멋지지.
내 고추는 왜 길어?라는 질문을 했다면 넌 왜 그럴 것 같아?라고 먼저 물어보고 이야기를 시작.
펭귄 이야기 말고 물고기나 곤충과 관련된 자연관찰 책을 활용할 수도 있고 다큐멘터리를 보면서도 할 수 있다. 틈은 순간순간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니까!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의 질문은 두려워해야 할 순간이 아니라 성교육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성관계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에 답할 수 있는 부모가 되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그것보다 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명절날 왜 엄마만 일해?'라는 질문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