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재미있는 것!
기저귀를 차는 아이들이 배변 훈련을 하는 시기가 다가오자 '똥'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놀이와 만들기를 하는 행사였다.
'응가송'도 부르고 으깬 고구마를 튜브에 넣어 정말 똥 모양의 고구마 케이크를 완성했다. 위에 생크림을 올려서 일반 생크림 케이크와 다르지 않아 보였지만 속 안에는 굵고 긴~ 고구마 똥이 있었다.
아이는 정말 재미있어했다. 춤추고 노래하며 엄마의 특급 쾌변 마사지를 받았으니. 게다가 손에는 세상에 하나뿐인 케이크가 들려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자전거 뒤에 아이를 태운 후 기분 좋게 산책길을 달리며 물었다.
오늘 재미있었어?
응! 재미있었어, 엄마랑 케이크 만들어서 재미있었어.
뭐가 제일 좋았어?
엄마랑 같이 있는 게 제일 좋았어!
속으로 '뭐야, 매일 같이 있고 매일 뭔가 만드는데...'. 했다가... 잊고 있었던 행복의 원칙이 떠오른다.
맛있는 걸 먹고 좋은 곳에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함께 그것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아무리 비싸고 좋은 음식을 먹어도 불편하고 괴로운 사람과 먹으면 체하고, 아름다운 절경을 보러 가더라도 여행 내내 트집을 잡으며 툴툴거리는 사람과 함께 하면 그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어렵다.
내 손을 꼭 잡으며 '너랑 있어서 참 좋아~'라고 말하는 이와 집 앞 산책로를 달리고 김에 밥만 말아 줘도 '역시 엄마 밥이 최고 맛있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엄마도 율이랑 있어서 참 좋았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