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과 나비를 오게 하기 위해 왜 꽃 들은 꿀을 만드는지, 벌이 사라지면 왜 사과를 먹을 수 없는지를 얘기하며 움직이지 않고 뇌가 없는 생명들도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애쓰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곤충의 짝짓기 사진들을 봤다. 아이들은 어느 누구도 곤충의 짝짓기를 보며 야하다고 하지 않는다.
아니, 지금까지 만나온 아이들은 그랬다.
https://unsplash.com/photos/_SwZCuDr88U
누가 암컷이고 누가 수컷일까?
이 질문에 아래 있는 것이 암컷이다, 위가 암컷이다를 외치며 이유를 말하기 바쁜 아이들 속에서 몇몇 아이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저거 고추 빠는 거네, 우아~정액을 먹었어!
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나오던, 중학교 3학년 중에서도 음란물(불법 촬영물)을 보고 허세를 부리고 싶어 하는 남자아이들이 말하던 말들이 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지고 스마트폰으로 수업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들은 유튜브에 쉽게 노출되기 시작했다.
줌과 유튜브를 동시에 틀어놓고 놀고 있는 아들을 발견하고는 혼을 냈었는데 집에서 수업을 지켜보는 어른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라면 그 모습은 어떨지 상상이 간다. 차라리 먹방이나 게임 방송만 보면 그나마 대행(? ㅠ.ㅠ)이지만 어쩌다 들어간 영상이 성폭력적인 영상이었다면 그 자극적인 영상을 끊어버리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호기심,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이 뒤범벅된 상태에서 아이들은 끝도 없는 클릭을 하며 잘못된 성을 접한다. 그리고 잘못된 성은 다른 친구들에게 전파되기 시작한다.
출처:YES24
얼마 전 여성가족부에서 여러 학교로 보냈다는 나다움 어린이책 중 몇몇 책들이 부모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었다.
그중 하나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책이었는데 이것은 내가 양육자 성교육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라고 추천하던 책이었다.
조기성애화를 부추기니까 성관계가 좋은 느낌을 준다는 말을 하지 말아라! 애들이 정말 좋은지 확인하기 위해 해 보면 어떻게 하냐! 를 얘기하는 보수단체들의 인터뷰를 보며 한숨이 나왔다.
언제까지 사랑 만으로 아기를 만든다고 말할 것인가.
언제까지 성은 성스럽고도 위험한 것이라고 말할 것인가.
양육자 성교육에서 부모들에게 질문했다. 아이는 어떻게 생기냐고 아이들이 물으면 성교육 강사가 어떻게 말해주길 바라냐는 질문에 사랑해서 생긴다고만 말해주고 성관계와 성기 삽입은 중3 쯤 됐을 때 알려줬으면 좋겠단다. 콘돔 수업이 중2 때 들어가는데 그럼 그건 어떻게 설명하냐고 묻자, 그러니까 콘돔 수업을 하지 말란다.
ㅠ.ㅠ 그럼 성폭행이 뉴스에 나오면 어떻게 설명하냐고 묻자 그래서 TV를 치웠단다. 아이들은 N번방, 조두순 그딴 것 몰랐으면 좋겠단다, 순수하게 키우고 싶다고...물론 몇몇 분들의 의견이었지만 이것이 모든 양육자들의 생각이라고 믿고 있을까 봐 걱정이 됐다.
그 순간 몇몇 어머님들이 다른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아니에요. 정확하게 알려줘야 해요, 맞아요 성은 부끄럽거나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니에요. '
지금 교실은 수학능력의 차이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지식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고 잘못된 성을 미디어를 통해 배우고 있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유튜브에서 말하는 것이 가짜 성인지를 말하려면 내가 진짜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진짜는 모른 채 너 거짓말하지 마!라는 말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내가 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그건 사과야!라고 외친다.
그런데 엄마는 사람들 말 믿지 말라고 하면서 손에 든 것이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날도 지나가는 사람이 '야! 너 사과 들고 있구나?'라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는'아니에요! 이거 사과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아냐 사과 맞아. 누가 사과 아니래?' / '엄마가 그랬어요. 당신 말 안 믿어요'
'그럼 그거 뭔데?' / '몰라요. 사과는 아니에요. '
'엄마가 모르니까 그렇게 말한 거네. 엄마가 거짓말한 거야' / '아니에요...'
'내가 진짜를 말해줄게, 엄마가 얘기 안 해준 거, 학교 성교육시간에 말 안 해준 거, 어른들이 숨긴 거 다 말해줄게. 이게 왜 사과인지 자세히 보여줄게.'
...
뭐야, 치사한 어른들. 그러네 숨겼네.
이런 과정을 거친 아이들은 중3 교실에서 말하기 시작한다.
' 제발, 숨기지 말고 그냥 얘기해주세요.', ' 성관계를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왜 음란물도 못 보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