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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Feb 01. 2021

<브로드웨이를 쏴라>

허영으로만 가득한 자칭 예술가들에게 보내는 신랄하고도 영리한 풍자.

94년도 작품이지만 이전 우디 앨런 작품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영화, <브로드웨이를 쏴라>. 스토리는 지금껏 봐왔던 우디 앨런의 불륜, 사랑 이야기와는 조금 궤를 달리한다. <맨하탄 살인사건>부터 조금씩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누구보다 뛰어난 척하지만, 사실은 허영만 가득한 미국의 대중예술과 자칭 예술가들을 향한 신랄하고도 영리한 조롱이 압권이다.

쇼트를 오래 끌면서 속사포 같은 대사들로 관객들을 홀리는 연출은 여전하고, 특유의 정신없는 코미디도 유효하다. 진짜 상황이 개판오분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엉망인데, 여기서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밉상이라 보기 거북할 때도 있다. 우디 앨런 자신을 보는 캐릭터는 여전하게 존재해 나름의 재미를 선사한다.

우디 앨런 영화에선 처음 보는 총격전 같은데, 나름 누아르 분위기도 잘 내는 것처럼 보인다. 스콜세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갱단식 처리법을 우디 앨런 영화에서 보다니. 이것도 나름의 매력처럼 보이게 한다. 브로드웨이의 풍경과, 항상 탁월한 선곡 실력도 영화의 장점. 외도는 빠지지 않으나 나름의 낭만도 절제되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보면서 지겹게 느껴지거나 짜증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좋은 작품이다. 우디 앨런 작품 중에서 풍자 하나만큼은 원탑이라고 봐도 좋을듯하다.




총점 - 7
허영으로만 가득한 자칭 예술가들에게 보내는 신랄하고도 영리한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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