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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Feb 05. 2021

<마이티 아프로디테/Mighty Aphrodite>

어떤 이야기로도 인생을 유쾌하고 훌륭하게 논하는 우디 앨런의 매력.

지금까지 봐왔던 우디 앨런 영화들 중에 코미디, 즉 희극이란 본질을 가장 잘 살린 영화가 아닌가 싶은 작품, <마이티 아프로디테>. 막장 중 막장인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가져왔지만, 굉장히 유쾌하게 풀어내며, 인생에 관한 이야기도 빼먹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도 인생을 훌륭하게 논하는 우디 앨런이란.

연출이 상당히 독특하면서 훌륭하고, 어떨 땐 골 때린다. 극중 레니의 마음속에 있는 인물들을 보여주는데, 이게 굉장히 고전적이면서 현대적이라서 굉장한 재미와 매력으로 다가온다. 앨런 영화 중에서 가장 아이러니하면서 완벽한 엔딩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엔딩의 연극적 연출과 곁들여진 음악은 환상적이다. 기본적으로 소소한 재미도 가지고 있는 영화. 고전 신화를 현대로 가져오면서 생기는 유머도 훌륭하다. 개인적으로 몇몇 장면에선 <몬티 파이튼의 성배> 느낌도 살짝 났다.

우디 앨런의 캐릭터는 여전하다. 그의 연기가 어색하게 다가온다고 누누이 말하지만, 그만의 대사는 본인이 가장 잘 살린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미라 소르비노의 연기력이 가히 압권. 괜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게 아니다. 또한 상당히 젊은 헬레나 본햄 카터가 출연하는데, 미모가 미쳤다. 진짜 진짜 예쁘다. 레니의 생각 속 인물들도 정말 유머스럽고 매력적이다. 영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아무래도 수위가 좀 있는 영화다 보니 우디 앨런의 성적 농담이나 연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리스 신화를 아주 훌륭하게 재해석해낸, 작년 개봉한 <안티고네>와는 또 다른 느낌의 영화, <마이티 아프로디테>다.




총점 - 7.5
고대 그리스 비극으로도 인생을 유쾌하고 훌륭하게 논하는 우디 앨런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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