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울 정도의 유흥도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감정.
이런 시도를 볼 때마다 링클레이터 감독이 참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제목부터 느낌표가 두 개나 들어가 있는 <에브리바디 원츠 썸!!>은 2시간 내내 원 없이 놀기만 하는데요.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온갖 유흥으로 꽉꽉 채워 넣어서 보는 내내 미칠 듯이 신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취향에 맞지 않으면 이게 무슨 내용인지 혼란스럽거나 어지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재밌는 코미디에 링클레이터 특유의 대사들로 가득 차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어요. 그들이 즐기는 파티와 운동들을 보기만 하는데도 정말 신나서 들뜨는 느낌이 강합니다.
영화는 고교 졸업생과 대학 새내기 사이, 정말 넋을 놓고 놀 수 있는 그 시기를 담아내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미국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지는 못해서 크게 와닿지는 않지만, 어리석게 보일 정도로 놀아도 되는 이 시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해주기도 합니다. 나사가 빠진 듯이 놀아도, 할 건 하고 내 자신을 받아들이면 되니까요. 이런 장면들을 보면 그렇지 못했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링클레이터 감독은 참 미국의 청춘 느낌을 아주 잘 담아내는 것 같아요. <비포 선라이즈>나 <보이후드>처럼 청춘만이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너무나 잘 그려내고 있거든요. <에브리바디 원츠 썸!!>은 청춘 속 찰나의 순간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또한 80년대 문화로 진하게 장식되어 있구요, 영화가 다루는 온갖 오락 요소들이 너무나 흥미로워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야구를 참 좋아하는데, 야구 소재를 다루기도 해서(그렇다고 야구 선수의 서사를 그려내지는 않지만)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쿠키 영상에서 보여주는 흥만 해도 장난이 아니니까요.
영화는 그렇게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지는 않고, 이 영화로 데뷔한 거나 다름없는 배우들도 꽤나 있습니다. 그래서 유명 배우들을 보는 맛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덕분에 진짜 대학생들의 케미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달까요.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친구들의 정신 나간 듯한 하루하루들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베테랑들은 아니더라도 연기들은 꽤나 좋았는데요. 선이 굵지는 않지만 자연스러운 극의 분위기에 맞춰 연기를 잘 해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항상 링클레이터 감독의 영화를 보면 힘 있는 연기를 하는 장면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버니>도 그렇고 <보이후드>도 그렇고 그렇게 감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는 점이 참 흥미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무명 배우들로 영화를 만들어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은 거 같기도 하네요.
어리석고 이해 가지 않았던 이 시기도 진정한 나를 마주하고 받아들이면 참 소중한 시간으로 남는다는 링클레이터의 철학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제가 속한 10-20대의 청춘을 아주 흥미롭게 다룬다는 점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감독입니다.
★★★☆
:혼란스러울 정도의 유흥도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