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혼자남의 먹방일기]
초등학생 때, 소풍날 아침이면 눈이 번쩍 떠지곤 했다.
40대가 되고 아침에 눈이 번쩍 떠지는 날은 거의 없다. 그런데 바로 이날! 이날 아침은 눈이 번쩍 떠졌다! 설레는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회사에서도 힘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새어 나오는 콧노래를 속으로 꾹 눌러 참아야 했다. 퇴근이 기다려지는 건 언제나 마찬가지지만 이날은 더 그랬다.
불금. 그렇다. 나는 불타는 금요일을 보내기로 했다.
몽지람과 함께.
이름은 들어서 알고 있던 존재. 식당에서 50만 원이 넘고, 데일리샷에서도 45만 원에 판매 중인 그 술. 하지만 면세점에서는 10만 원 언더로 구할 수 있다는 몽지람! 천한 신분에 이런 고오오급 술을 마실 수 있다니!
해외를 간다는 친구에게 간절히 부탁해 드디어 손에 넣었다. 이 귀한 술을 혼자서는 마실 수 없다. 몽지람을 사 온 친구와 또 다른 친구를 불러 세 명이 뭉쳤다.
중국 술인 만큼 중국 음식과 먹기로 했다. 사당에 있는 바오로차이나에서 만났다.
동파육, 깐풍기, 탕수육을 시켰다. 식사는 없이 요리만 세 개.
부드러운 고기의 동파육을 한 입 먹고, 대망의 몽지람을 털어 넣었다.
?
이게? 이걸 그 돈 주고 산다고? 기대가 컸던 건가?
그래도 어쩌겠는가. 마셔야지.
그런데 몽지람, 마실수록 매력이 넘쳤다. 52도인데도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갔고, 마신 후에도 잔향이 남아 기분을 좋게 했다. 첫 모금의 실망은 마실수록 지워졌다.
하지만 역시 코리안은 소맥이지. 마지막은 소맥을 마시다가 2차에서도 피자에 시원하게 소맥을 조졌다. 크아 역시 소맥이 최고다! 대한민국 만세! 최민정 만세! 김길리 만세!
PS. 설날 지나고 만취는 없다고 다짐했지만, 어처구니없게도 금요일에 걍 대만취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