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한 끼] 40대 혼자남의 저녁밥 먹은 이야기
유난히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낸 날이었다. 일이 정말 많았고, 상사의 지시사항도 끊임이 없었다. 여러 일이 겹치면서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 덧 퇴근 시간이 됐다. 오늘 하루는 고생한 나를 위해 맛있는 걸 먹고 싶다는 생각은 개뿔. 진심으로 집에가서 푹 쉬고 싶었다. 그냥 라면하나 끓어먹고 대충 쉬어야지 생각했다.
퇴근을 앞둔 시간. 시계를 바라보며 바쁜 척하지만 마음은 이미 퇴근 중이다. 정시가 되자마자, 가방을 싸며 퇴근 준비를 하는데 피치고삼칼에게 전화가 왔다.
(피치고삼칼 소개는 이전 콘텐츠를 참고해주세요: [퇴근길 한끼] 뜬금없이 대구뽈찜_후암동 월순철판동태찜)
피치고삼칼은 오늘 회사에서 어려운 일을 잘 처리했다는 말을 했다. 난 이 얘기를 왜 하나 싶었다. 난 피치고삼칼의 의도를 눈치챘다. 치킨에 소주 한잔 하자는 거겠지.
이날 메뉴는 피치고삼칼이 아니었다. 두부였다. 피치고삼칼이 두붓집과 고깃집을 제안했으나 나는 두붓집을 골랐다. 바로 콩두주백 방배직영점.
이날은 서울 버스 파업으로 지하철밖에 다니지 않았고, 지하철로는 한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하지만 피치고삼칼은 한 시간을 기다린다고 했다. 자유. 그것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 같다. 나는 유부남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와이프랑 노는 게 제일 재밌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잘 모르겠다. 정말이다. 아직 미혼 싱글이고, 현재는 여자친구도 없기 때문이다.
피치고삼칼과 간 내방역 근처 두붓집은 정말 괜찮았다. 처음으로 간 곳인데, 2인 세트 메뉴가 있었고, 다 맛있었다. 전골과 부친 두부, 안 부친 두부, 볶음김치와 보쌈 등이 나왔다.
하얀 순두부와 떡볶이 등이 셀프바에 있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소주 한 병 뚝딱이었다. 피치고삼칼도 상당히 만족한 듯 보였다. 아마 이곳도 피치고삼칼이 질릴 때까지 오게 될 곳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