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관리 (5)

by 예재호

1.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매년 의료기관의 천식 진료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2023년 자료를 참고해 우리나라 천식 관리 현황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10차 평가 : 2023년 1월 ~ 2023년 12월 진료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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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료에 따르면 천식 유병률은 만 19세 이상 3.1%, 만 65세 이상 4.0% 로 나타났습니다. 천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57만 여 명에 이르렀고. 대부분(69.8%)은 동네 의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내원 횟수는 4.1회였습니다. 성별로는 남자 245,682명(42.7%), 여자 329,495명(57.3%)으로 여자가 더 많았고, 연령대로는 60~69세 환자가 22.5%로 가장 다수를 차지합니다.


3. 1인당 진료비로 평균 11만 8천 원이 들었는데,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을 경우 21만 원가량, 1차 의원에서 진료받는 비용은 8.8 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총진료비는 약 677억 원이었습니다.


4. 부끄럽지만 우리나라의 천식 관리 수준은 썩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2012년에서 2013년 사이에 시행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호흡기 질환 부담(Asia-Pacific Burden of Respiratory Disease)’ 연구에 따르면 국내 천식 환자 중 잘 조절되는 환자는 고작 8%에 불과했고 이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경제 수준이 낮다고 평가되는 국가보다도 못한 결과였습니다.


5. 천식으로 인한 입원율도 OECD 평균과 비교해 여전히 2배 가까이 높습니다. 적정성 평가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천식으로 인한 입원율은 2022년 기준 34.8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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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렇게 아쉬운 결과가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흡입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는 환자가 여전히 적다는 점에서 찾아야 합니다. 2023년 적정성 평가 자료에 따르면 전체 흡입기 처방은 55.7%이며, 스테로이드 흡입기의 처방률은 51.8%로 2022년 대비해서 되려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급 종합 병원에서 92.6% 의 환자가 ICS를 처방받는데 비해 여전히 일차의료기관은 37.4%로 절반에 못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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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다른 나라에서는 흡입 스테로이드가 (당연히) 주 치료법으로 처방되고 있습니다. 2012년 아시아-태평양 연구에 따르면 호주(94%), 싱가포르(88%), 태국(55%), 대만(55%), 인도(44%), 말레이시아(43%) 순으로 집계되었고, 당시 우리나라 스테로이드 사용률은 38%로 그 보다 못했습니다.


8. 흡입 스테로이드의 처방률은 입원율과 응급실 방문율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리라 짐작됩니다. 적정성 평가 자료에 따르면 입원율과 응급실 방문율은 지난 차수에 비해 나빠졌습니다. 입원율은 전체 2.7%로 2022년 평가 대비 0.7% 증가했고, 응급실 방문율은 1.6%로 역시 0.5%가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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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다행히 속효성 베타 흡입제(SABA), 벤토린 등만 처방받은 환자 비율은 6.2%로, 9차 평가 대비 전체 0.4% 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1차 조사에서의 비율은 14.3%였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벤토린 등 SABA만 단독으로 가장 많이 처방한 곳은 보건소였으며 처방비율은 19.8%나 되었습니다. 흡입기 처방 없이 경구 스테로이드만 처방된 환자 비율도 자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9.5%로 9차 조사에 비해 3.2% 증가헀으며, 요양병원에서 28.6%로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가장 많이 처방된 경구약제는 싱귤레어와 같은 류코트리엔 항진제였습니다. (61.8%)




10. 천식을 마무리 하기 전에 흡연에 대해 꼭 말씀드려야 합니다. 흡연은 폐 기능을 빠르게 악화시킬 뿐 아니라 치료 효과도 크게 떨어뜨립니다. 그 결과 흡연하는 천식 환자는 입원뿐 아니라 사망 위험이 흡연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높습니다. 반대로 금연하면 기도 염증이 감소하며 폐기능도 개선됩니다.


11. 전자담배 또한 천식에 좋지 않습니다. 액상이나 궐련형 전자담배 모두 천식 발생의 위험도를 증가시킵니다. 전자담배 관련 폐손상 (e-cigarette or vaping-product use-associated lung injury, EVALI) 위험도 천식 환자가 훨씬 높습니다. 천식의 유병률은 10% 미만인데도 폐손상 환자 중 천식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0%나 됩니다.


12. 천식 환자는 간접흡연도 조심해야 합니다. 천식이 있는 소아의 부모나 보호자는 흡연하시면 안 됩니다. 특히 자녀가 사용하는 방이나 함께 머무는 자동차등에서 흡연하시면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간접흡연 노출을 줄이면 천식 조절이 향상되고 성인과 소아의 입원이 줄어듭니다. 참고로 출생 전후 흡연에 노출된 아이는 천식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https://brunch.co.kr/@ye-jae-o/70

https://www.threads.com/@care.about_your.health/post/DNh1He7hCdj?xmt=AQF0_KsR9l1jr7BNDTuljmZzkwhoCXcKNqWEOq0hdSJvOw


13. 오염된 공기와 교통량이 많은 도로 인근의 거주 환경은 좋지 않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 교통량이 많은 길가에 사는 어린이에서 천식 또는 천명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내에서는 난방 및 취사 기기에서 발생하는 매연을 줄이기 위해 자주 환기해야 합니다. 또한 반려동물도 가급적 실외에서 키우는 것이 좋고, 불가능하다면 침실 등 주요 생활공간에는 동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엄격히 분리해야 합니다. 알레르기 검사는 위양성 또는 위음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결과가 음성이더라도 반려동물과 있었을 때 천식 증상이 심해졌다면 회피가 권유됩니다.


14. 아스피린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는 악화 병력이 없는 한 금기 사항이 아닙니다. 안약이나 경구 베타 차단제는 신중히 투약해야 합니다. (녹내장 점안액이나 인데놀 등) 예방접종은 천식을 악화시키지 않고 매년 인플루엔자(독감) 접종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15. 정신적 스트레스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동반된다면 적극적인 상담이 필요합니다. 비만은 천식 조절을 방해합니다. 단순히 굶어서 살을 빼는 것보다, 체중 감량과 함께 주 2회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병행할 때 천식 증상 조절 효과가 훨씬 극대화됩니다.




16. 연구에 따르면 진단받은 성인 천식 환자 중 16% 정도는 5년 이내에 관해 상태 도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천식에 효과를 봤다는 비기도 유독 많은 것 같습니다. 2005년 연구이기는 하나, 정상적인 의료행위(3,345억 원)보다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 등 비정상적 의료행위(6,229억 원)에 두 배 가까운 비용이 지출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6,229억 원을 쓰고 천식이 멈춘 분들은 16%에 속하는 (알아서 관해 될) 분이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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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하지만 나머지 84%에 속하는 분들은 규칙적인 치료와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천식은 국제적인(!) 질병이니 국제적인 치료 권고안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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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기존 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생물학적 제제가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오말리주맙, 메폴리주맙, 벤랄리주맙 등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등장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듀필루맙(듀피젠트)도 중증 천식에 보험 급여가 적용된다고 합니다. 치료 옵션이 넓어진 만큼, 중증 환자들도 포기하지 않고 전문가와 상의하여 최적의 치료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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