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아침이란
나에게 아침은,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동시에 전날의 잠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이기도 했다.
남은 과제나 업무의 일정 분량을 마무리하고, 고도의 집중을 끌어올리는 시간. 출근 전이나 지하철에서 완성하던 보고서만큼 퀄리티가 높았던 적도 없었다.
아침에는 이상하리만큼 필요한 부분과 불필요한 부분이 명확하게 구분됐다. 공부를 하거나 수련을 받을 때는 그 집중을 공부로 쏟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일기를 쓰거나 PT를 받았다.
돌이켜보면, 아침은 늘 나에게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온전히 내 시간으로 활용하고 나면, 하루의 에너지가 확실히 달랐다.
어쩌면 나는 원래부터, 조용한 시간 속에서야 나를 잘 만나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시간,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는 그 고요 속에서 비로소 내 생각의 결이 선명해지고, 마음이 정리되었다. 그 짧은 시간 덕분에 하루를 버텼고, 내 안의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요즘은 일을 하지 않으니, 예전엔 주말에만 겨우 확보하던 아침 루틴을 매일 할 수 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하루를 여유롭게 시작하고, 계란과 과일로 간단한 아침을 먹는다.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읽으면 비로소 하루가 ‘시작된다’.
예전의 아침이 하루를 버텨내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요즘의 아침은 하루를 열기 위한 시간이다. 방향이 다르니, 마음의 온도도 달라졌다. 따뜻한 차 한 잔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성경의 문장이 하루의 중심을 세워준다.
백수의 시간들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오전을 ‘집중의 시간’으로 두려 한다. 아침을 잘 보내고 나면 오후와 저녁에는 무언가를 많이 하지 않아도 하루가 뿌듯하다. 신기하게도 그렇다. 영어 공부나 글쓰기를 오전에 두고, 여러 시도를 해보며 가장 집중이 잘 되는 활동을 찾아볼 생각이다.
아침은 여전히 나를 단단하고, 주도적인 사람으로 만든다. 이 시간을 어떤 것에도 뺏기지 않아야지 다짐하며 내일도 같은 시간에, 같은 차를 마시며 나를 깨워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