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때 사이

시간

by 예 진리




때 시(時), 사이 간(間).

시간은 ‘때와 때 사이’에서 흘러간다. 그 사이로 수많은 우연과 인연들이 드나든다.






어느 날, 너는 내게 물었다.

“시간을 느리게 느끼는 방법이 있을까?”

나라고 그 답을 알 리 없었다.


하지만 나도 알고 싶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듯했으니까.

붙잡을 수 없다면, 적어도 느리게라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느려져 보기로 했다. 나는 느린 시간을 얻기 위해, 오히려 다른 시간들을 빠르게 흘려보냈다. 해야 할 일들을 미리 처리하고, 하루의 빈틈을 억지로 만들어내며 그 시간을 ‘여유’라 부르려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막상 느린 시간이 찾아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손에 쥔 여유는 자꾸 미끄러졌고, 나는 그저 다음 해야 할 일을 떠올리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때 문득 궁금해졌다. 너는 정말로 시간을 느리게 느끼고 있을까?


어느 날, 너는 내게 와서 말했다.

“시간을 느리게 느끼는 방법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그 일에 집중하는 거야. 이 일을 하며 다른 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한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이야.” 나는 그 말을 곱씹었다.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건 기술이 아니라 태도일지도 모르겠다. 붙잡으려 하지 않고, 흘러가는 순간을 바라보는 것. 그 안에서 내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것. 해야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오늘의 시간을 천천히 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