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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택근 Sep 09. 2021

Life in Scotland Episode 3

격리 생활

흰색 페인트 칠한 창문틀
방이 인스타 감성이다
밖에 나가고 싶다
보기와는 다르게 이 소파에 앉으면 허리가 아프다

2021. 9. 7.(화요일) -> 오늘은 Henri가 떠나는 날이다. 앞으로 6개월 간 스코틀랜드 전 지역을 여행하며 돌아다닐 계획이란다. 자가격리 화이팅하고 학업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단다. 프랑스인 특유의 영어 발음이 있는데 굉장히 매력 있는 것 같다. 나도 한국인 특유의 영어 발음이 있겠지? 나중에 계속 스코틀랜드에 있으면 차로 여기저기 여행 다니자고 한다. 방학 때 보자. 잘 지내렴. 아듀.

차를 마시러 잠깐 부엌에 갔는데 자가격리 숙소 호스트 Gavin을 마주쳐 서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분이시다. 정말 많은지는 모르겠다. 흰머리와 주름을 보자니 60대 중순, 말은 되어 보다. 한국이었다면 버스에서 바로 자리 비켜드려야 하는 그런 어르신의 풍채를 풍기신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 젊어 보이기도 하신다. 젊게 사시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또한 사람 편안하게 만드는 웃음소리를 가지고 계시는데,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로운 웃음이다. 연극 의상, 소품 담당 일을 하신단다. 단편 영화도 만든다고 하신다. 내가 앞으로 다닐 학교에 마스터클래스로 학생들 가르치러 몇 번 간 적이 있다고 한다. 엄청난 분이시구나 싶었다. 영어 발음을 들으니 영국분은 아니신 것 같다.

오후에는 오랜만에 햇빛이 났다. 밖에 나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막상 밖에 나가지를 못하니 조금은 답답하긴 하다. 숙소에서 혼자 계속 영어 공부도 하고 악보 사보 연습도 하고 음악도 이것저것 듣는 중이다.

 

2021. 9. 8.(수요일) -> 계속 자가격리 중이다. 어제오늘 영국 날씨는 너무 좋다. 밖에 나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오늘도 빨래를 하러 부엌에 갔다가 집주인 Gavin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부엌이 거의 만남의 장소다. 커피 만드는 법을 알려주셨지만 사실 간절히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당길 뿐이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참 마음에 드는 분이다. 소박한 삶을 소중히 여기며 자유롭고 여유롭게 그리고 열심히 사시는 분 같다. 이 분에게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빠스타
에그+토마토 파스타 = 에그마토스타

점심에는 요리를 했다. 학교에서 보내준 자가격리 음식들이 이젠 조금씩 질리지만 마음껏 파스타와 치즈 등을 먹으니 행복하다. 요리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 정말 맛있었다. 근데 한국에서 먹던 맛은 나질 않는다. 소스 차이일까? 모르겠다.

계속해서 악보 정리도 하고 이런저런 음악도 듣는 중이다. 학교 시작되면 엄청 바쁘겠지...



영상 : https://youtu.be/JkJEnJVGKQ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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