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적어두고도 속으로 '말이 쉽지'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말이다. 매일 하세요. 직장인의 일상에서 벗어난 지 이제 1년이 조금 못 되는 오늘을 사는 나는 하루 일과라는 게 무척이다 단조롭다. 그 단조로운 일상 중 하나가 운동이고, 딱히 운동이라고 해서 한국에서처럼 헬스장을 등록해 다닌다거나 하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이것저것을 해보는 중이다. 날이 좋으면 산책을 겸해서 걷기도 하고, 저녁을 과하게 먹었다 싶은 날은 집 주변을 뛰기도 하고, 진짜 나가기 싫은 날은 집에서 이런저런 근력운동 루틴을 짜두고 어찌 됐든 운동을 하려고 한다.
특히 집에서 하는 근력운동의 정확한 방법을 익히려고 관련된 글이나 영상을 찾아보면 분명히 운동 종목과 내용이 다른데 하나같이 똑 같이 나오는 말이 있다. 매일 하세요. 잘록한 허리를 만드는 매일 5분 00 운동 이라거나 매끈한 허벅지를 위한 매일 00 집중 공략 등. 매일 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저렇게 쉽게 매일 하라고?라고 입을 삐죽거리게 되지만, 사실 알고 있다. 매일의 꾸준함이 가져다주는 알아차리기 힘든 변화가 쌓이다 보면 꽤나 크게 어느새 내 것이 되어있기도 하다는 것을.
나는 타고나게 물렁살이라 근육이 정말로 잘 안 생긴다. 이런 특성을 잘 알기에 어느 부위의 근육을 어떤 모양으로 만들겠다 뭐 이런 거창한 목표는 애초에 없었다. 그저 내가 원하는 옷을 입을 때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면 된다라는 게 지금도 여전한 내 목표이다. 한데 10개월 남짓 거의 매일 운동을 하다 보니 신기하게 어느 구석엔가 못 보던 잔근육들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보는데 뭔가 다른 내가 거울 속에 있는 것 같아 신기하면서도 좋았다. 이래서 매일 하라는 거였구나. 매일 하면 이런거였구나를 느린 시간 속에 살면서 알았다.
회사일을 하면서 운동을 한다는 건 꽤나 많은 의지와 시간을 들여야 가능하다. 회식이나 동료들 간의 치맥을 뿌리치고 운동을 하기란 싸고 좋은 물건 찾기처럼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매일 하세요는 어린 시절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과 맞먹는 정도의 설득력을 가졌다고 보는 게 맞다. 좋은 걸 모르지 않지만 그걸 해내려면 무슨 이유에선지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할 것 같은 괜한 핑곗거리가 꼭 있다. '거의' 매일 운동을 할 수 있는 지금에서야 안다. 매일 한다는 건 드라마틱하게 어떤 것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분명한 임계점은 있다고. 그래서 그 지점을 넘어서는 어느 때를 지나면, 나는 그 이전의 나와 비슷하지만 어느 구석인가 달라진 내가 된다.
이렇게 거창하게 써보지만 역시나 매일의 나는 운동을 하면 좋다는 사실만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시작하기까지 한참을 뭉개고 있는 것 또한 나임을 부정할 수 없다. 운동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전에 그냥 일어나서 그냥 운동복을 입고 곧장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정말 말이나 글처럼 절대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 습관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